한동훈 “감사결과 조작” 이호선 “수사 의뢰하라”… 내홍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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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감사결과 조작” 이호선 “수사 의뢰하라”… 내홍 격화
국힘 ‘당원게시판’ 점입가경 韓측, 가족 계정 인정하면서도 “동명이인 글 포함” 법적조치 예고 이호선 감사위원장은 의혹 일축 친한계 “대여투쟁 않고 韓 죽이기” 징계 수위 정할 윤리위원장 공석 張대표 ‘인선 메시지’ 따라 분수령 2일 張·MB 회동… 보수결집 행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의 이른바 ‘당원 게시판(당게) 사건’ 감사 결과를 둘러싸고 내홍이 본격화하고 있다. 감사 결과를 놓고 “함께 갈 수 없다”는 장동혁 대표 측과 “한동훈 죽이기”라며 반발하는 친한(한동훈)계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논란의 당사자인 한동훈 전 대표는 가족 연루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감사 결과에 조작이 있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결국 공석인 윤리위원장 임명 이후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칼자루를 쥔 장 대표의 선택이 국민의힘 진로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뉴시스 국민의힘 한 전 대표는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30일) 이호선씨(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는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하는 등 게시물 명의자를 조작해 발표했다”며 “이씨와 가담자들, 그 배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당게 사건과 관련해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당게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당내 인사들의 비방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5개의 계정의 명의가 일치한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당무감사위는 이에 대한 증거자료로 이들이 당게에 올린 게시글을 함께 공개했는데, 한 전 대표는 “가족들이 올린 것은 칼럼이나 사설 등 일부 게시글”이라며 “게시물 시기도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도 전이나 최근 등 물리적으로 봐도 무관한 것들을 대표 사례들이라고 조작해서 발표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이호선 위원장은 조작 사실을 부인하면서 “조사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윤리위원회에서 소명하고 반박하면 된다”고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친한계 의원들도 감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 전 대표를 엄호하고 나섰다.

박정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1야당이라는 공당의 당무감사 결과가 이렇듯 허술하고 엉터리일 줄은 미처 몰랐다”며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이럴 바엔 ‘그저 (너무 미워서) 총으로라도 쏴 ○○겠다’는 그분의 말로 발표를 대신하는 게 솔직했을 듯싶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도 “당무감사위원장이란 중요 보직자가 눈치도 없이 당의 중차대한 투쟁의 순간마다 끼어들어 자기 정치의 퍼포먼스를 하는 바람에 당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반면 강명구 조직부총장은 라디오에서 “지금 이재명정부와 싸우기도 바쁜데 언제까지 분열과 갈등을 가져갈 거냐”라며 “(한 전 대표가) 인정할 건 인정하시고, 사과할 게 있으면 빨리 사과하고 털고 가시면 된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익명 뒤에 숨어서 수위가 넘는 발언들로 내부를 분열하려고 했다면 그 대상이 누구였다 해도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같이 가기 쉽지 않다”고 했다.
무슨 대화할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종무식에 참석해 정희용 사무총장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의 ‘당원 게시판 사건’ 감사 결과를 놓고 장 대표 측과 친한동훈계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최종 선택은 결국 장 대표에게 달렸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국민의힘은 여상원 전 윤리위원장이 사퇴한 뒤 공석 상태인 윤리위원장 후임 인선을 진행 중이다. 당무감사위원회는 한 전 대표가 당직을 맡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징계 권고 없이 조사 결과만 윤리위원회에 송부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털고 가야 한다는 것이 장 대표의 강한 소신인 만큼 적절한 인물을 찾아 인선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새해를 맞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차례로 찾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 결집에 나선다. 장 대표는 1월2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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