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한국마사회는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묵묵히 경주로에서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말띠’ 기수와 조교사를 소개했다.
◇“적토마(赤兎馬) 이끄는 관우처럼” 1990년생 송재철 기수
1990년 백말띠 해에 태어난 송재철 기수는 2013년 데뷔 이후 13년째 경주로를 지키는 베테랑이다. 전북 무주에서 태어난 그는 농사를 짓는 부모 곁에서 활동적인 성향과 동식물을 아끼는 마음을 키워왔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엔 축구선수를 꿈꾸며 전주로 ‘유학’을 떠났지만 형편상 선수 생활을 지속하지 못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후 마사고등학교 진학을 권유받으며 기수라는 직업과 연을 맺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기수 후보생으로 입학했다. 이후 데뷔해 지금까지 경주로에서 성실함과 뚝심으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았다. 온화한 성격을 반증하듯 페어플레이 기수로 4회나 선정됐다. YTN배 등 대상경주에서도 3회 우승한 바 있다. 통산전적은 4697전 출전해 392회 우승을 차지했다. 승률 8.3%, 복승률 17.6%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는 송 기수에게 결코 쉽지 않은 해였다. 부상으로 수술 후 3~4개월 공백기를 가진 데 이어 연말엔 낙마 사고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올해 말띠해를 회복과 재도약의 해로 삼고 있다. 그는 “2026년은 더 나은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붉은 말의 기운을 받아 관우의 명마였던 적토마 같은 단짝 경주마도 만나고, 실력도 한 차원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락상마(伯樂相馬)의 혜안 높이는 한해로” 1978년생 심승태 조교사
올해 데뷔 15년차를 맞아 서울 37조를 이끌고 있는 심승태 조교사 역시 말띠 해의 주인공이다. 2001년 7월 6일 데뷔 첫 경주에서 인기 9위 마필인 위대한 탄생과 첫 승을 올린 이후 11년 동안 3108전 출전해 185승을 거두며 남부럽지 않은 기수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직접 경주에 출전하는 것 보다 능력 있는 말을 발굴하고 관리해 경주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전시키는 조교사의 길에 매력을 느껴 전향을 결심했다.
춘추시대 진나라 인물로 천리마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백락을 연상케 한다. 소금수레를 끄는 말을 보고 천리마가 될 재목임을 알아봤지만 구박을 받으며 지친 눈빛으로 수레를 끄는 것을 보고 통탄했다는 일화를 통해 “백락이 있고 나서 천리마가 있게 된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백락의 안목을 키우며 될성부른 경주마를 찾아내고 맞춤형 훈련을 통해 잠재력을 끌어내 온 심 조교사는 “조교사로 여러 경주마를 관리하니 부상과 성적에 늘 신경이 쓰인다”면서도 “잘 훈련한 말이 경주에서 우승했을 때 기쁨은 기수 시절 직접 타고 우승했을 때와 또 다른 만족감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40두의 경주마를 위탁관리하며 3234회 출전해 223회 우승했다. 준우승과 3위도 각각 276회, 283회다. 심 조교사는 말띠 해를 맞아 올해는 대상경주 우승을 바랐다.
다만 성적보다 더 중요한 건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생활하는 관리사와 경주마가 부상 없이 건강하게 오래 뛰는 것이야말로 추구하는 최우선 가치”라고 했다. 또 “최근 몇 년 사이 렛츠런파크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우리 사회에 경마가 레저스포츠로 자리잡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경마 팬의 성원 덕분이다. 2026년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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