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K리그의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터전과 기반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
새해에는 모두가 소원을 빈다. 살림살이가 나아졌으면 하는 꿈이다. 프로축구 K리그라고 다르지 않다.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바쁘게 움직인다. 2026년에도 K리그라는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머리를 맞댄다.
축구장이 뜨거웠다. 지난해 K리그 총 유료 관중은 353만2505명으로 3년 연속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공식적으로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이다. 경기당 평균 관중도 3년 연속 1만명을 넘겼다. K리그2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입장 수익도 덩달아 올라갔다. K리그1과 K리그2 총 입장 수입은 460억9132만7737원으로 2013시즌 공식 집계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1인당 객단가(고객 1인당 소비액)도 역대 최고인 1만3419원을 찍었다. 몸집도 커졌다. 연맹 연간 매출액이 처음으로 500억원을 돌파했다. 2019년 300억원, 2023년 4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중심에는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있다. 프로야구 LG에서 홍보팀장과 마케팅팀장을 역임한 그는 2013년 연맹 홍보마케팅팀장으로 부임하며 축구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2021년 연맹 사무총장직에 오르며 K리그 브랜드 강화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현재 K리그 마케팅과 세일즈 전문성 강화, 중계권 확대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은 “2025년은 외형과 내실을 다 잡은 해”라며 “팬들이 있기에 가능했고, 각 구단과 연맹 직원들이 모두 노력해서 만든 결과다. 너무 감사하다”고 돌아봤다. 더욱 가속 페달을 밟는다. 그는 “올해 총관중 수는 500만명, 연맹 총수입은 600억 달성이 목표”라며 “목표를 높게 잡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해로 잡았다”고 전했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성장만큼 중요한 풀뿌리
K리그의 성장, 결국은 브랜드 가치의 상승이다. 이 가치를 결국 돈이다. ‘머니 파워’를 갖춰야 투자자도 생기고, 양·질적 성장이 가능하다. 이 성장은 곧 팬들을 불러온다. 선순환 구조다. 조 사무총장은 “K리그는 결국 마케팅 컴퍼니 돼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약 5년 전부터 추진해 온 마케팅 자회사 설립을 드디어 이뤄진다. 올해 연맹 자회사로 ㈜K리그마케팅 운영에 시동을 건다. 전략사업팀과 IP사업팀, 해외사업팀, 방송사업팀, 미디어센터 등 6개 팀이 소속돼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전부터 마케팅 자회사 KBOP를 운영 중이다. 마케팅 전문성 강화는 글로벌 스포츠계 뚜렷한 흐름이기도 하다.
조 사무총장은 “2010년대 초반 구단들의 재정 상태가 대부분 자본 잠식 상태였다. K리그 위기론이 나온 배경”이라며 “결국 K리그는 축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 세계 모든 축구가 이미 그렇게 하고 있고, 강력한 흐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법인만 설립돼 있었는데, 드디어 올해부터 본격 가동한다. 연맹은 K리그의 행정적인 업무에 집중하고, K리그마케팅은 결국 수익을 창출하는 일에 역량을 모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맹뿐만 아니라 구단까지 수익 창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조 사무총장은 “프로야구의 성장 속도가 놀라울 정도”라면서도 “우리가 주목할 점은 마케팅이다. 한화 이글스의 경우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이전까지 그렇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축구도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 관중수, 입장 수익, 구단 매출이 성적에 따라 천처만별이 돼선 안 된다는 의미”라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연맹과 구단을 운영해야 한다. 각각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맹의 시선이 마케팅으로 쏠려있는 것은 아니다. 2026시즌 달라지는 점 중 하나는 바로 테크니컬 디렉터다. 구단의 기술 발전과 선수단 운영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2026년부터 전 구단이 모두 보유해야 한다. 조 사무총장은 “구단 사장과 단장들은 마케팅에 집중하고 성적은 테크니컬 디렉터가 책임지면 된다. 팀의 확고한 철학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K리그 X 산리오캐릭터즈 팝업스토어 내부 전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디즈니 주토피아 팝업스토어.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500만명을 잡아라
조 사무총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관중 증가율 2%에 그쳤지만 올해는 30% 증가를 목표로 잡았다”며 “달성하기 위해서는 라이트팬(light fan)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서포터스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볼거리와 먹거리, 살 거리, 즐길 거리에 더해 SNS에 올릴 거리가 있어야 한다. 방송 품질 완성도에도 공을 들인다. 일부 경기를 제외하고 연맹이 직영으로 경기를 제작한 다음 SNS를 통해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다. 산리오, 디즈니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팝업스토어 등 IP상품들도 확대한다. 일상용품, 식음료에서 의류,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K리그를 일상에 녹인다.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시스템도 하나씩 갖춘다. 데이터베이스 구축해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설계와 1차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은 K리그를 식당에 음식을 사 먹으러 가는 것에 비유했다. 그는 “맛도 있고 보기도 좋고 몸에도 좋아야 한다. 여기서 2개 정도가 괜찮으면 손님의 선택을 받는다”며 “K리그도 마찬가지다. 득점도 많이 나와야 하고 전술이나 팀 컬러도 좋아야 한다. 90분 동안 사정없이 뛰어다니는 파이팅 스피릿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리그의 세계 진출
해외사업 비중을 끌어올린다. 지난해 전체 수입의 12%인 해외중계권 매출을 내년에는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이를 통해 2년 안에 해외지사를 설립해 글로벌시장 개척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조 사무총장은 “K리그가 유럽에서 특히 인기가 있다. 실제 몇 년 전 글로벌 스포츠 중계 박람회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왜 중계권을 판매하지 않느냐’는 질문까지 받았다”며 “이후 해외 중계권과 뉴미디어 중계권을 직접 팔기 시작했고, 성과가 나오고 있다. 동남아 시장 확대와 중국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