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사건 유족 측 “검찰, 항소 않으면 공수처에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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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격 사건 유족 측 “검찰, 항소 않으면 공수처에 고발”
고심 이어가는 檢에 항소 촉구… 金총리도 대상
문재인정부 당시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유족 측이 2일 이 사건 1심 판결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다면 검찰 지휘부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사건 항소 기한은 이날까지다.

유족 측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의 간절한 항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 검찰에서 항소하지 않을 경우, 추가 검토를 지시한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과 항소 포기를 언급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김 총리는 해당 사건의 기소를 조작 기소로 규정하며 검찰의 항소 포기가 당연하다고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이상한 논리 기소라고 언급하며 기소를 한 검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이는 고위공직자인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라는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유족 이래진(오른쪽)씨와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가 2023년 2월24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대통령기록관장 상대 정보공개청구소송 변론기일을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유족 측은 “이 같은 항소 포기 기류에 박 지검장은 수사·공판·부장·차장검사의 항소 의견과 반대로 더 분석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러한 항소 포기 압박은 피해 유족에게 또 다른 국가적 폭력이며 명백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아울러 국가가 국민을 보호·구조하지 못한 책임과 진실 왜곡 및 은폐 문제를 국제사회가 알 수 있도록 공론화에 나설 방침이다. 유족 측은 그 일환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 사건은 단순한 국내 정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자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묻는 중대한 인권 문제”라며 “이재명정부에서는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드린다”는 등 내용이 담긴 서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다. 검찰은 문재인정부 안보 라인이 이씨 피살 사실을 축소·은폐했다고 보고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은 지난달 26일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이들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시한을 넘겨 항소를 포기한다면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사태 때와 같은 내홍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시 일선 지검장부터 평검사들까지 반발이 터져나왔고, 대검찰청 지휘부와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줄사퇴에도 여진이 한동안 이어진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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