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사령탑 자리는 그야말로 ‘독이 든 성배’다. 2014년을 끝으로 물러난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내로라하는 지도자들이 맨유의 사령탑 자리에 올랐지만, 그 누구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 2024년 11월 부임한 후벵 아모링(41·포르투갈·사진)도 그 운명을 피해갈 순 없었다. 14개월 만에 맨유 사령탑에서 전격 경질되며 맨유 역사상 최악의 감독으로 남게 됐다. 맨유는 지난 5일 “팀이 EPL 6위에 머무는 가운데 구단 경영진은 변화를 위한 적절한 시점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아모링의 경질은 맨유가 EPL에서 가능한 최고 순위를 달성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예고된 결별이었다. 아모링 감독은 구단 수뇌부와 극심한 불화를 겪고 있었다. 지난 4일 리즈전 뒤에는 “나는 헤드코치가 아니라 매니저로 맨유에 왔다”고 말했다. 훈련이나 전술 등 코치로서의 제한된 역할이 아니라 선수단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위치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이었다. 그는 또 자신의 계약기간이 2027년 6월까지인 것을 언급하며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구단에 자신을 유임시킬지 경질할지 공을 던졌고, 맨유는 전격 경질로 답한 셈이다.
맨유의 아모링 체제는 14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퍼거슨 이후 시대 감독 중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8개월) 다음으로 최단 기간 재임이다. 아모링 재임 기간 맨유의 성적은 최악이었다. 63경기 25승15무23패로, 승률은 39.7%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맨유 수뇌부는 아모링 체제를 지지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마테우스 쿠냐, 베냐민 세슈코 등을 영입하는 데 2억2530만파운드(약 4390억원)를 투자한 게 그 증거다. 그러나 2025∼2026시즌에도 맨유는 EPL 20경기에서 8승7무5패, 승점 30으로 6위에 처져 있다. 아모링 감독 경질로 인한 빈자리는 맨유 18세 이하 팀을 이끌던 대런 플레처 코치가 메운다. 플레처 대행은 8일 열릴 번리와의 EPL 21라운드 원정 경기부터 대행으로 팀을 지휘할 예정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