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치 김희수 진도군수, 행사장서 ‘뇌물 해명’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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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송치 김희수 진도군수, 행사장서 ‘뇌물 해명’ 빈축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지역 공식 행사장에서 자신의 수사 상황을 장시간 해명해 온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주민 위로와 봉사자 격려를 위해 마련된 공적 자리를 개인의 사법 리스크 방어 무대로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군수는 지난해 11월과 12월 200여 명이 참석한 이장단 행사와 범죄예방대회, 경로의 날 행사 등에 잇따라 참석해 경찰 수사 내용을 언급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임회면 경로의 날 행사장에서 자신에 대한 수사 내용을 언급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군수는 행사장 마이크를 잡고 자택 압수수색 사실부터 압수된 5000만원 수표의 출처, 자택 조경에 사용된 소나무 가격 산정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나는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십 분간 이어갔다.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군정 성과나 지역 현안을 듣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20분 가까이 군수 개인의 변명만 들어야 했다”며 “경찰이 이유 없이 압수수색을 하고 검찰에 보냈겠느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김 군수는 자택 조경과 관련해 “소나무 9그루에 200만원을 줬는데 경찰 감정가는 3000만원으로 나왔다”며 “마당에 심은 소나무는 값어치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인허가권자인 김 군수가 지역 사업가로부터 제공받은 자재와 조경이 대가성을 띤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김 군수가 2023년 진도읍 사택 조성 과정에서 지역 사업가 A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나무와 골재 등을 제공받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실제로 A씨의 업체는 김 군수 취임 이후 진도군으로부터 다수의 수의계약을 따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경쟁업체 B사가 “군수 취임 이후 명확한 사유 없이 항만시설 사용 허가가 불허되는 등 부당한 불이익을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뇌물 혐의 외에도 행정 처리 과정에서의 직권남용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억울한 점이 있다면 법정에서 다투거나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상식”이라며 “경로 행사와 봉사 행사 등 공공의 자리를 개인 여론전의 도구로 활용한 것은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하며 권력의 오만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진도=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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