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북면 일대에서 농업시설을 가장한 태양광발전시설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며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천안북면 태양광발전시설반대대책위원회는 7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섯재배사 등 농업시설 허가를 악용한 편법 태양광 설치가 반복되고 있다”며 “천안시는 더 이상의 묵인과 방관을 중단하고 전면 점검과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안시 북면 주민들이 7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위장·편법 버섯재배사 태양광 시설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에 따르면 북면 납안리 일대에서는 버섯재배사로 허가를 받은 시설이 실제로는 태양광 발전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시설은 현재 공정률이 약 85%에 이르렀지만 아직 준공·사용승인은 나지 않았고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허가는 신청되지 않은 상태다. 주민들은 “시설 구조와 설계가 버섯 재배보다는 태양광 패널 설치에 훨씬 적합하고, 실제 버섯 재배에 필요한 설비나 운영 계획도 현장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며 “사업자 역시 주민들에게 태양광 발전이 주된 목적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반복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제의 핵심은 태양광 설치 찬반이 아니라, 허가 목적이 지켜지고 있는가에 있다”며 “처음부터 태양광을 염두에 두고 농업시설 허가를 받았다면 이는 명백한 편법이자 허가 목적 위반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특히 문제 삼는 부분은 거리 기준이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시설은 주택 1호 이상 100m, 5호 이상 300m 이격거리를 확보해야 하지만, 농업시설로 먼저 허가를 받을 경우 이 같은 기준이 사실상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납안리 228번지 등 일부 사업부지는 주택과의 거리가 30m 이내에 불과하고, 사담리 369번지 일대 역시 주택 5호 이상이 300m 이내에 위치해 있다”며 “그럼에도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천안시 북면 주민들이 7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위장·편법 버섯재배사 태양광 시설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경 훼손 우려도 제기됐다. 주민들은 이미 설치·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시설 부지에서 과도한 제초제와 농약이 반복적으로 살포돼 토양과 농수로, 소하천 오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들은 “비가 온 뒤 논물 색이 탁해지고 농수로에서 화학약품 냄새가 난 적도 있다”며 “오염이 시작되면 농업용수와 생활 환경 전체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천안시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태양광 발전시설 규제가 현저히 미흡하다고도 비판했다. 아산시와 부여군 등이 도시계획 조례를 통해 태양광 설치에 대한 심의와 이격거리, 실제 사용 기간 등을 엄격히 규제하는 것과 달리, 천안시는 불허 사례가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농업시설을 악용한 태양광 설치 차단 △실제 농업 사용 의무기간 명문화 △주택·하천 인접 지역 이격거리 기준 강화 △주민설명회 의무화 △기존 태양광 시설 전수 점검과 사후 관리 강화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 북면 주민 박소현씨는 “합법적이고 계획적인 태양광은 반대하지 않지만, 편법과 특혜로 추진되는 개발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늘의 행정 판단이 북면 한 마을의 문제가 아니라 천안시 전역의 개발 행정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글·사진 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