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7일 세계 130여개국과 함께 국내 서비스의 문을 연 넷플릭스가 7일로 한국 상륙 10주년을 맞이했다. 넷플릭스 제공 2016년 1월7일 세계 130여개국과 함께 국내 서비스의 문을 연 넷플릭스가 7일로 한국 상륙 10주년을 맞이했다.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초기 전망과 달리 지난 10년간 한국인의 시청 문화를 근본적으로 뒤바꿨을 뿐만 아니라 한국 콘텐츠를 글로벌 주류 문화의 반열에 올려놓는 결정적인 가교 역할을 해왔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쥔 이들의 화면에는 넷플릭스 로고가 선명하고, 자막을 켜고 드라마 전 회차를 하루 만에 주행하는 ‘정주행’ 문화는 우리 일상의 너무나 당연한 풍경이 됐다.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의 만남은 ‘최초’라는 수식어들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왔다. 2018년 3월 스탠드업 코미디 ‘유병재: 블랙코미디’가 한국 최초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포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대중은 반신반의했다. 이듬해 1월 ‘킹덤’이 공개되자 상황은 반전됐다. 한국의 전통적인 미(美)인 ‘갓’과 역동적인 ‘K-좀비’ 결합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K-콘텐츠가 글로벌 스트리밍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알렸다.
2021년 6월부터 집계를 시작한 ‘글로벌 TOP10’이라는 공식 수치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지평을 얼마나 넓혔는지를 증명한다. 이때부터 불과 5년 만에 무려 210편 이상의 한국 작품이 전 세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32주 연속 글로벌 Top 10 진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흥미로운 점은 오리지널 작품뿐만 아니라 국내 방송사와의 협업 결과물도 전 세계 곳곳에서 롱런했다는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케이블채널 tvN ‘사랑의 불시착’이 72주간 순위권을 지켰고, 볼리비아에서는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파키스탄에서는 tvN ‘빈센조’가 수십 주 동안 사랑받으며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더 이상 K-스토리의 확산을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
10년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이른바 ‘찐팬’도 눈에 띈다. 넷플릭스 측에 따르면, 한국 서비스가 시작된 2016년 1월7일 가입해 지금까지 한 번도 멤버십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 중인 의리의 구독자가 존재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내가 찜한 콘텐츠’나 ‘공개 알림 설정’ 기능 등 맞춤형 서비스 제공의 영향이 커 보인다. 글로벌로도 눈을 돌리면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위트홈’, ‘폭싹 속았수다’ 등 다양한 작품이 이용자들이 찜하고 알림 받기를 설정해둔 콘텐츠로 나타난다.
넷플릭스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넘어 시청 편의성과 접근성에서도 혁신을 가져왔다. 지난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3은 세계 시청자들을 위해 37개 언어의 자막과 24개 언어의 더빙을 제공했고, 화면해설 19개 언어와 청각장애인용 자막 15개 언어까지 포함해 ‘누구나, 어디서든’ 최고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콘텐츠 영역은 영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 구독자들은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게임 서비스에서도 독특한 취향을 드러냈다. ‘풋볼 매니저 모바일’은 국내 이용자 사이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된 게임으로 등극, 넷플릭스가 단순한 영상 플랫폼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지난 10년을 넘어 앞으로 다가올 10년과 그 이후에도 한국 구독자들에게 더 많은 재미와 이야기를 선사하고자 한다”며 “국내 창작 생태계와 함께 만들어갈 넷플릭스의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