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뉴스1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450원 선을 위협하며 연고점을 경신하자 직장인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주식 투자자(서학개미)는 물론, 대출 금리 인하를 기다리던 영끌족과 해외여행을 앞둔 시민들까지 외환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며 144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450원에 육박하며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의 환율 고점을 떠올리게 하는 수치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유지 기조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며 안전 자산인 달러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기술주에 투자 중인 직장인 김모씨(38)는 지하철에서 환율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보유한 주식의 원화 가치가 올라서 기쁘긴 하지만 새로 주식을 사려니 1달러당 1450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추가 매수를 계획했으나 일단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달러 현상이 수익률을 보전해주는 측면이 있지만 자산 배분 측면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더 큰 문제는 내수 경기다. 고환율은 수입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 물가를 자극한다.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직장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보유한 이들에게 환율 상승은 곧 ‘고금리 장기화’라는 공포로 다가온다.
그동안 ‘역대급 엔저’에 기대어 일본 여행과 엔화 투자를 즐기던 이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달러 강세에 밀려 동반 약세를 보이던 엔화가 최근 일본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시그널로 인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쏠림 현상이 과도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원화 약세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