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마르 삼각동맹'인 독일·프랑스·폴란드가 미국의 그린란드 확보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미국이 군사적 수단까지 거론하며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노골화하자, 유럽 주요국이 주권과 국제질서 훼손을 우려하며 반발한 것이다.

세 나라의 외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관련 질의에 우려와 비판을 쏟아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그린란드는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루이지애나를 사고팔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이런 위협은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이는 1803년 프랑스가 미국에 루이지애나 땅을 매각해 미국의 영토가 미시시피강에서 로키산맥까지 확대됐던 역사를 언급한 것이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그린란드의 운명은 오직 그린란드 사람들과 덴마크만 결정할 수 있다"며 "유엔 헌장 원칙인 주권, 영토보전, 국경 불가침은 언제나 존중돼야 한다. 북극 안보 관련 모든 문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동맹(나토)은 항상 그랬듯 세계 최고의 방위 동맹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영토 문제와 평화, 전쟁 문제는 미국 의회의 소관 사항"이라며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미국 의회의 입장을 알고 싶다"고 했다. 앞서 지난 5일 미 의회 공화·민주 양당이 초당적으로 참여하는 '덴마크 우호 의원 모임'의 블레이크 무어, 스테니 호이어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그린란드 합병을 거론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위험한 행위"라며 "이는 나토에 대한 공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군사적으로 개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후 "우리는 방위를 위해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그린란드 확보는 미국의 국가 안보 우선순위다. 북극권에서 적대국을 저지하는 데 필수"라며 "군 통수권자가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노골화하면서, 이에 대한 갈등이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대서양 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독일 등 유럽 지도자들은 수년 전부터 (동맹 분열에 대한) 문제의식을 언급해왔다"며 "유럽은 자신을 해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럽을 더 강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대응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이 같은 유럽의 기준에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만한 동맹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대서양 동맹에 대한 실존적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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