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주애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는 상황에서 나온 글이기 때문에 발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당국이 당 간부들에게 ‘후계자론’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 노동당 정치이론지 ‘근로자’의 지난해 3월호에는 글 ‘조선노동당은 영도의 계승 문제를 빛나게 해결한 위대한 당’이 실렸다. 필자 이름은 ‘현호’다. 이 글은 노동당의 본질이 “정치적 수령의 지위와 역할을 계승하는 후계자를 내세우고 그의 지도체제를 세우는 문제”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즉, 나라를 이끌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후계자로 세워 기존 지도자의 역할을 이어가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지도자가 살아있을 때부터 후계자의 권력 체계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은 “인민들의 존경과 신뢰, 전당의 조직적 의사에 따라 (후계자를) 추대하는 사업”과 “수령의 생존 시에 후계자의 영도 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계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라고 언급했다.
간부와 당원, 주민들이 후계자에게 충성을 다하도록 교육하고, 후계자의 권위에 도전하는 움직임은 강하게 차단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또한 북한이 이미 권력 세습의 ‘위대한 전통’을 만들어 왔다며 과거 사례도 언급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생존 당시부터 후계자로 준비됐고, 김정일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일찍부터 후계자로 키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당 조직과 간부들은 혁명 위업을 대대로 이어가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근로자’는 노동당 간부들에게 당의 이념과 정책을 전달하는 핵심 내부 이론지다. 이런 매체에서 권력 승계 과정을 다시 설명하며 후계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북한이 ‘4대 세습’을 미리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김정은의 권력 승계가 진행되던 2011년 5월에도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서 후계자들의 자질과 선출 방식 등을 다룬 논문을 소개했다.
이번 글이 실린 시점도 눈에 띈다. 주애는 지난해 1월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장 현장에 등장한 뒤 한동안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글이 실린 뒤인 4월 평양 화성지구 편의시설 건설현장부터 다시 공식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해 1월1일에는 북한 권력 세습의 상징인 금수산태양궁전을 처음으로 공식 참배해 주목받았다.
다만 북한은 주애를 아직 후계자로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다. 주애의 등장이 후계자 부각보다는 ‘사회주의 대가정’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상징적 연출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