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전남도가 올 6·3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통합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민들의 의사를 주민투표로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8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최근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통합단체장을 선출하고 7월1일 통합지자체를 공식 출범시키는 데 합의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5일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단을 각각 공식 출범하고 행정절차와 시민공론화의 절차를 밟고 있다. 양 시·도는 7월1일 통합지자체 출범을 위해서 이달 16일까지는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추진하는 행정통합의 법안에는 자치단체의 지위에 특별도 대신 특별시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서울특별시 수준의 지위·위상·권한 등을 약속한 배경이 있는 만큼 광주·전남 통합자치단체의 명칭을 특별시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특별도로 지위를 정하면 현재 광역시인 광주는 통합 후 특별도 산하에 위치하는 특례시 지위로 바뀌게 된다. 광주·전남이 특별시로 행정통합하면 광역단체인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직은 사라지고 대신 특별시장이 통합단체장으로 선출된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행정통합은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고 의회 의결만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시의회와 도의회가 행정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하면서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주시가 행정통합 추진을 놓고 6일 시의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대부분 의원들은 원론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시민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수정 시의회 의장은 “놓쳐서는 안 될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시민 공감대 형성”이라며 “시민들이 행정통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남도의회는 8일 전체 의원총회를 열고 광주·전남 행정통합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했다. 도의원들은 행정통합의 기본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강 시장과 김 지사가 의회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강 시장은 전날 전남과의 행정통합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통합 과정에서 시·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18명)과 강 시장, 김 지사를 9일 청와대로 초청해 갖는 오찬간담회가 행정통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역 한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보면 지역민들도 행정통합 속도전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 주민 10명 중 7명가량은 양 시·도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등일보와 광주MBC,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광주·전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600명(800명씩)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한 결과 광주시민 67%, 전남도민 70%는 ‘행정통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광주 25%, 전남 23%였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