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뚜렷한 결과물이 필요한 지금,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관록’이라는 승부수를 준비한다.
최근 한국 야구의 화두는 세대교체였다. 특히 과거의 에이스들에게만 기대왔던 마운드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국제대회의 높은 벽 앞에서 경험 부족은 치명적인 독이었다. 젊은 투수를 짓누르는 중압감은 결정적인 순간 터져나오는 사사구 퍼레이드로 귀결되기 일쑤였다.
지난해 11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일본과의 K-베이스볼 시리즈가 상징적이었다. 역대 최연소 평균 연령(22.1세)의 한국 투수진은 이틀간 일본에 23개의 사사구를 남발하며 자멸했다. 생소한 공인구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아닌 인간 심판의 존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도쿄돔의 압박감에 무릎 꿇었다.
WBC 명예회복을 정조준하는 류지현 야구 대표팀 감독이 1차 사이판 캠프를 앞두고 베테랑 카드를 만지작거린 배경이다. 선발과 불펜에서 각각 류현진(한화)과 노경은(SSG)이라는 백전노장들에게 SOS를 보냈다. 아직 최종 승선 여부는 안갯속이지만, 사령탑의 요청에 화답한 두 고참은 후배들을 이끌고 사이판으로 향한다.
1987년생 류현진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AG) 이후 16년 만에 태극마크를 꿈꾼다. 2013년부터 11년간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누볐기 때문에 대표팀 차출이 쉽지 않았다. 2024년 친정 한화의 손을 잡고 KBO리그 복귀를 알렸을 때부터 “대표팀이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한국 야구를 상징하는 ‘코리안 몬스터’다. MLB까지 휩쓴 화려한 프로 커리어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빛났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 AG 금메달 등 숱한 영광 속에서 주연으로 자리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과 완급 조절을 바탕으로 최종 승선에 도전한다.
SSG 노경은이 지난해 11월 열린 2025 KBO리그 시상식에서 투수부문 홀드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혹의 홀드왕’ 노경은이 바통을 받는다. 1984년생의 그는 사이판 캠프 소집 명단 중 최고령이다. 기량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77경기에 등판해 35홀드를 건졌다. 2024년 38홀드에 이은 2년 연속 홀드 1위다. 꾸준한 자기관리와 성실한 워크에식이 젊은 투수진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고 모두가 입을 모은다.
생애 두 번째 WBC 출전을 겨냥한다. 노경은은 2012년 두산에서의 호성적을 바탕으로 2013년 WBC 대표팀에 뽑혔다. 생애 첫 성인 대표팀 합류였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당시 1차전 네덜란드전에 0-1로 뒤진 5회말 등판해 3피안타-1볼넷으로 2실점(1자책점)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최종 0-5 패배, ‘타이중 참사’의 아픔을 뒤집어썼다. 한국 최초 WBC 1라운드 조기 탈락까지 맛봤다.
다른 결과를 꿈꾼다. 노경은은 “솔직히 마지막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며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면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