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혐의 형사재판이 9일 결심공판에 들어간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첫 변론에서 “헌법에 부여된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검사의 상상력에 의해 내란으로 둔갑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20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에 대한 결심공판을 시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출석을 확인한 뒤 특검 측과 피고인 측의 증거조사 의견을 정리했다. 이어 피고인 측 변론을 먼저 진행하기로 하고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최종 변론에 들어갔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번 공소장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행사 과정을 자의적으로 잘라내 내란 준비·실행으로 재구성한 것”이라며 “비상계엄 선포 자체를 범죄의 출발점으로 설정한 것부터 법리적 오류”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공소사실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소장이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등의 약력과 권한 행사를 장황하게 나열한 뒤 이를 결론적으로 내란과 직권남용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국군과 경찰이 법률상 의무에 따라 수행한 계엄 관련 직무를 폭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군·경 전체를 범죄 집단으로 모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특검이 내란 준비 및 공모의 근거로 제시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개인 메모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사적 영역에서 작성된 수첩 메모를 해석해 공소사실의 핵심 근거로 삼는 것은 증거로서 극히 취약하다”며 “공소사실이 사실이 아니라 추론과 상상력 위에 세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요건 판단은 헌법상 전속 권한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변호인은 “비상계엄 선포가 적법한지 여부를 사전에 검사가 판단할 권한은 없다”며 “국민의 직접 선출로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헌법기관의 판단을 사법적으로 범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경 병력이 투입된 점에 대해서도 “시설 보호와 질서 유지라는 계엄 사무 수행에 해당한다”며 “국회에 갔다고 해서 폭동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변론을 청취한 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변론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이후 특검의 최종 의견과 구형,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특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구형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 절차로 진행된다.
아주경제=박용준·박종호 기자 yjunsay@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