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매체 "트럼프, 그린란드 침공 계획 지시…미군 수뇌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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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매체 "트럼프, 그린란드 침공 계획 지시…미군 수뇌부 반발"
그린란드 국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그린란드 국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최근 그린란드 합병 야욕을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침공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매체 데일리매일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침공 계획 수립을 특수부대에 지시했으나 미군 수뇌부의 강한 반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의 성공에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강경파들이 러시아나 중국이 움직이기 전에 그린란드를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에 그린란드 침공 계획을 준비하라고 요청했지만, 미 합참의장단은 해당 계획이 불법 소지가 크고 의회의 승인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막고 있다.

영국 외교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1월 치러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경제 성과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강경한 대외 군사 행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에 의회 주도권을 넘길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외교·안보 이슈를 부각시키려 한다는 해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상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충돌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사실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군 수뇌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러시아의 이른바 '유령 선단' 차단이나 이란에 대한 군사 타격 등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은 작전들을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령 선단은 국제 제재 대상 국가가 석유 등을 밀거래하는 데 활용하는 선박들을 가리키며 '암흑 선단'(dark fleet) 또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으로도 불린다.

외교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이나 '정치적 강압'을 통해 그린란드와 덴마크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이른바 ‘확전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모의 분석을 진행해 왔다. 한 외교 문건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이러한 움직임은 나토가 내부에서부터 붕괴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문건은 일부 유럽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나토 약화를 실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탈퇴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린란드 점령이 유럽 국가들의 이탈을 유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타협 시나리오'로는 덴마크가 미국에 그린란드에 대한 전면적 군사 접근권을 부여하는 대신 러시아와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있지만, 이를 법적 틀 안에 명확히 규정하는 방식이다.

문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이유로 먼저 강경한 확전 시나리오를 제기한 뒤 이후 타협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당국자들은 중간선거 이전의 시간적 여유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7월 7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가 타협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제기되는 미국의 그린란드 침공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제시한 가장 극단적인 견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향후 영국이 유럽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출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을 용인할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문건은 짚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장군들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구상을 미친 짓이자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래서 다른 대규모 군사 작전으로 그의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 그들은 이 상황이 마치 다섯 살짜리 아이를 상대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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