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맛이 왜 씁쓸하지?…"가격이 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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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맛이 왜 씁쓸하지?…"가격이 올랐어요"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식후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커피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커피 원두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 기후 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과 고환율이 겹치며 원가 압박이 가중된 영향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은 지난 5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 디카페인 변경 비용은 기존 300원에서 500원으로 200원 인상됐고, 드립커피는 사이즈 구분 없이 300원씩 올랐다. 이에 따라 드립커피 스몰(S)은 4700원에서 5000원으로, 레귤러(R)는 5200원에서 5500원으로 각각 변경됐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전국 1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텐퍼센트커피도 같은 날부터 커피 음료 10여 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카페라떼 레귤러 사이즈는 3300원에서 3500원으로 6.1% 올랐고, 콜드브루는 3500원에서 3800원으로 8.6% 상승했다. 카페모카는 4300원에서 4800원으로 11.6%, 디카페인 변경 비용은 500원에서 800원으로 60% 뛰었다.

중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가격 인상 흐름에 가세하고 있다. 바나프레소는 이달 1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포장 가격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 인상했다. 앞서 하이오커피는 지난달 카페라떼 가격을 28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리는 등 39종 메뉴의 가격을 조정했으며, 하삼동커피도 메뉴 5종 가격을 200~500원 상향했다.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커피값 인상의 배경에는 국제 원두 가격 상승과 고환율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9일 거래된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은 톤당 7884.75달러로, 1년 전(7021.65달러)보다 12.3% 오른 상태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며 수입 원가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24일 이후 3개월 넘게 1400원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실제로 커피값 상승 흐름은 수입 통계에서 확인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원두 수입 물량은 18만7473톤으로 전년보다 7.2% 줄었지만, 수입액은 27% 늘어난 15억7841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량 감소에도 단가 상승으로 전체 수입 비용은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원가 부담은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커피 소비자물가지수는 143.98(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8% 상승했다.

국내에서 커피는 매일 소비되는 일상적인 품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16잔으로, 하루 한 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소비 형태가 굳어져 있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체감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다. 커피를 포함한 일부 식품 원료에 대해 할당관세 적용을 연장하고,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설탕과 커피 등 식품 원료 10종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아주경제=김현아 기자 haha@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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