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꽂힌 트럼프, 연준 의장에 “곧 물러나길”… 사퇴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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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꽂힌 트럼프, 연준 의장에 “곧 물러나길”… 사퇴압박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 미 법무부가 파월 의장에 형사 기소를 추진하는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에게 “곧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포드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거나, 아니면 그것보다 더 나쁘다”며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람은 좀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나쁜 연준 의장을 갖고 있다. 그는 여러 면에서 나쁘지만, 특히 금리를 너무 높게 했다는 점에서 나쁘다”고 비판했다.

파월 의장에게 대배심 소환장이 보내진 빌미가 된 연준 청사 공사에 대해선 “작은 건물 하나”를 개보수하는 데 “역사상 가장 비싼 건설 공사”를 벌인다면서 “나는 그 일을 2천500만달러로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들은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를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출발할 때도 취재진에게 파월 의장에 대해 “그는 (연준 청사 공사) 예산을 수십억 달러나 초과했다. 그러니 무능하거나 부패했다는 것”이라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일을 잘한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개보수 비용의 과다 책정 문제를 거론한 뒤 “우리는 아마도 그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나는 그를 해임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모터시티 카지노 호텔에서 열린 디트로이터경제클럽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P 뉴시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응하지 않는 데 불만을 갖고 암암리에 사퇴를 촉구해왔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파월 의장이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지난 9일 받았다며 수사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직 연준 의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정계와 학계에서 큰 우려와 반발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전직 연준 의장들과 저명한 학자들은 1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파월 의장 형사 기초 수진은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에는 벤 버냉키, 앨런 그린스펀,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과 재러드 번스틴, 그레고리 맨큐, 크리스티나 로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티머시 가이트너, 제이컵 루, 헨리 폴슨, 로버트 루빈 전 재무부장관 등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성명에 동참한 옐런 전 의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극도로 소름 끼친다”고 표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디어본의 포드 리버 루지 공장 단지를 방문해 빌 포드(오른쪽) 회장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덕분에 외국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에 더 많은 공장을 짓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디어본=AP 뉴시스
이같은 반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드 공장에서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을 “몇 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 후임을 지명할 계획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 다만 파월 의장이 “위협에 굳건히 맞서겠다”고 밝힌 터라 구상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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