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새해 벽두부터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현장에 남긴 흔적은 여전하지만, 너무 이른 이별에 야구계 역시 깊은 침통에 잠겼다. 한때 한국 야구를 이끌었던 김민재 롯데 코치(53)와 현대 왕조의 주역 전준호(50)가 세상을 떠났다.
각 구단이 코앞으로 다가온 스프링캠프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14일 롯데 김민재 드림팀 총괄 코치가 담낭암 투병 끝에 향년 53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롯데는 “영원한 거인, 김민재 코치님,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신 뜨거운 열정과 선수들을 향한 진심 어린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추모했다.
최근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던 만큼 충격이 더욱 크다. 김민재 코치는 1991년 롯데에 육성 선수로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992년 롯데의 한국시리즈(KS) 우승 멤버이자,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2002 부산아시안 게임 금메달,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공을 세웠다.
KBO리그 최초로 두 차례 FA를 선언하기도 했다. 2001년까지 롯데에서 뛰다 2002년 SK(현 SSG)로 이적했고, 2006년 한화에 둥지를 튼 뒤 2009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선수 시절 리그 정상급 수비를 자랑한 김민재 코치는 이듬해 한화에서 코치직을 맡으며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KT, 두산, SSG 코치를 두루 역임했다. 특히 두산에서 1군 작전코치로 역임하던 2019년 지도자로선 처음으로 KS 우승 반지를 얻었고, 2022년 SSG에선 김원형 현 두산 감독과 함께 KBO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공헌했다. 김태형 감독이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한 2023년엔 친정팀으로 복귀해 수석코치로 팀을 이끌었다.
비극의 시작은 2024년이었다. 스프링캠프 도중 몸에 이상이 생겨 조국 귀국했다. 국내 정밀 검진에서 담낭암 진단을 받았고, 롯데의 배려로 계약을 유지한 채 2군으로 보직을 옮겼다. 투병 중에도 끝끝내 야구의 끈을 놓치 않았던 그는 지난해 상태가 호전되며 복귀했지만, 갑작스레 병세가 악화돼 눈을 감았다. 올해는 롯데 드림팀(3군) 수석코치를 맡을 예정이었다.
새해 첫날엔 전준호 코치가 폐암으로 투병하다 51세의 젊은 나이에 영면했다. 1994년 태평양에 입단한 그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투수’로 마운드를 책임졌다. 1996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에서 뛰면서 2000년, 2003년, 2004년 KS 우승에 이바지했다.
2006년엔 14승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39, 승률 0.778을 기록하며 당시 한화 류현진을 제치고 승률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현대가 2007년 해체한 뒤 히어로즈에서 2009년까지 뛰다 SK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11년 1군 6경기 등판을 끝으로 현역 은퇴했다. 은퇴 후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가 부천고 코치로 부임해 후배들을 지도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이름이 됐지만, 이들이 남긴 발자취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