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재 NH농협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NH농협금융] 정부가 범정부적으로 농협중앙회에 이어 NH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고강도 ‘현미경 검사’에 착수한다. 중앙회 인사 개입 의혹 등이 불거진 만큼 소관 부처인 금융당국이 함께 합동 조사에 나선다. 지분 구조상 은행 등 계열사까지 중앙회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경영 전반을 수술대에 올려놓고 들여다볼 전망이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 16일 세종에선 농협 감사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실무 회의가 열렸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 주관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가 참석해 추후 범정부 합동감사 체계 구성과 구체적인 점검 과제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일 농식품부가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에 대해 진행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특별감사로 마저 밝히지 못한 농협의 비위 의혹을 농협금융 등 금융 계열사 소관 부처인 금융당국과 합동감사 체계를 구축해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사전 논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범정부 합동감사 체계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금융당국, 농식품부 등과)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정부 합동감사의 핵심은 농협중앙회에서 시작된 의혹을 농협금융 등 금융 계열사에 대한 추가 감사로 해소하는 데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의 비위 의혹 제기 등을 계기로 농협중앙회, 농협재단을 특별감사했고, 인사·조직 운영 난맥상, 내부 통제 장치 미작동 등 65건의 문제를 확인했다. 여기엔 금융 계열사도 연관돼 있어 추가 감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합동감사 체계가 마련되는 대로 금감원은 농협금융에 대한 검사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후 범정부는 오는 3월까지 모든 감사에 대한 최종 결과와 처분을 농협 측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금감원이 농협금융 검사 범위를 어디까지 잡을지가 중요해졌다. 농협금융은 손자회사를 포함해 그 산하에 총 11개의 회사를 두고 있어, 검사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파급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점 검사 대상은 농협금융과 은행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NH농협은행은 중앙회의 인사 개입 의혹 등 정황이 나와 금감원의 고강도 검사가 불가피하다. 또 소유 지분 구조상 농협금융은 중앙회와 농협은행의 ‘사다리’가 되고 있어 함께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실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갖고 있고, 금융지주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뺀 자회사 모두 지분 100%를 소유한 수직적인 지배구조를 띤다. 결국 대부분 금융 계열사는 중앙회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여 있어 충분히 경영 간섭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에 대해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범정부 차원의 합동감사 대상이 되는 건 농협금융 입장에선 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수지 기자 sujiq@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