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주경제DB] 철강·조선·비철금속 등 국내 중화학 산업을 이끄는 기업 수장들이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기술 전환이라는 공통 과제를 놓고 생존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보스포럼은 오는 19~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주제로 열리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국가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 등 3000여 명이 참석한다.
국내 정부 인사로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할 예정이고, 재계에서는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 등이 다보스포럼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총수의 불참 가능성이 큰 데 반해 국내 주요 중화학 기업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게 눈에 띈다. 한국 중화학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발 저가 공세라는 외부 변수에 더해 에너지 비용 부담과 탄소 규제 강화라는 구조적 압박까지 겹치며 생존 전략을 재정립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수년째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석유화학은 정부 주도의 생산설비 통폐합 추진 등으로 생사 기로에 놓여 있다. 철강과 정유도 각각 글로벌 수요 둔화와 저유가 등 악재에 신음하는 중이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 중·일 갈등 심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하며 역내 공급망 불안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에 해당 산업 핵심 리더들이 글로벌 무대에 나서 성장 비전을 공유하고 전 세계적 협력 강화를 호소할 전망이다.
4년째 다보스포럼에 개근 중인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조선과 에너지 분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이어간다. 정 회장은 지난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선박 건조 방안과 다연료 미래 실현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HD현대 측은 정 회장이 올해 인공지능(AI) 기술 전환과 미래 에너지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 전했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주력 사업인 철강은 물론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이차전지 분야와 관련해 글로벌 리더들과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WEF 산하 광업·금속 운영위원회 구성원 4인 중 한 명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한다. 고려아연 측은 최 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핵심광물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투자' 세션 공식 연사로 참석해 안정적인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협력과 투자 전략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에너지·광물 분야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미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고위 인사들과도 면담한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이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 미국 현지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후속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포럼 참석 대신 기고문을 통해 '전기 추진 선박'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무탄소 해양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선박 동력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전기 추진 선박으로 청정에너지 해양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세홍 부회장은 에너지·정유 산업 구조 전환에 대한 글로벌 논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수소, 지속가능항공유(SAF), 저탄소 연료 등 이슈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화학 산업은 기존 주력 사업 부진 속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라며 "다보스포럼 등 국제 무대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생존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신지아 기자 fromjia@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