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VC…"딥테크가 출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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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빈익빈' VC…"딥테크가 출구 전략"

벤처캐피탈(VC)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형 VC엔 자금이 쏠리고 있지만, 중소형 VC는 자금 모집(펀드레이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중소형 VC들은 시장의 관심이 가장 높은 딥테크 투자처를 발굴해 출자자(LP)를 설득하는 전략을 들고 나섰다.


11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열린 '라플라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딥테크 투자 포럼'엔 100여명의 투자 관계자들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딥테크 딥비전'을 부제로 한 이번 포럼은 첨단 기술 기반 스타트업 6개사가 국내 주요 VC 12개사 앞에서 직접 투자유치 피칭을 펼치는 자리다.


이날 피칭에 특히 관심을 보인 곳은 중소형 VC다. 최근 정부는 모태펀드 확대 등 벤처 생태계 활성을 위한 방침을 밝혔으나, 중소형 VC는 여전히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대형 VC는 비교적 쉽게 출자사업에 선정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VC들은 곳간을 채우지 못하면서 유망 스타트업 투자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펀드 결성 실적을 보면 올해 상반기 결성금액은 6조168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4% 증가했으나, 결성펀드 수는 358개로 지난해보다 12.5%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VC 업계 관계자는 "대형 VC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중소형 VC의 경우 올해 펀드레이징이 실적이 전무한 곳이 수십여곳"이라고 전했다.


이에 중소형 VC는 역으로 유망 투자처를 발굴해 LP를 설득하는 전략을 들고 나섰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한 VC 대표는 "지난해보단 출자 시장에 돈이 더 돌고 있지만, 중소형 VC들은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에 우리가 오히려 유명한 투자처를 발굴해 LP에 소개하고 출자금을 따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중소형 VC 관계자는 "딥테크가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야를 적극적으로 띄우고 있지만, 정작 투자할만한 기업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 "딥테크 분야 기업 발굴을 위해 매일 발로 뛰고 있는데, 해당 분야가 유망한 것도 있지만 LP의 관심이 딥테크에 몰려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 참여한 6개 기업은 각기 다른 첨단기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로 선정됐다.


오전 세션에는 ▲호그린에어(수소 연료전지 드론 및 파워팩) ▲엔에이치네트웍스(스마트시티 ICT 솔루션) ▲위치스(AR/VR 메타버스 콘텐츠) 등 3개사가 발표했다. 오후 세션에서는 ▲긱프랜즈(IoT 스마트팜 솔루션) ▲닥터케이 헬스케어(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인트플로우(AI 기반 축산 데이터 분석) 등 3개사가 무대에 올랐다.


한인수 라플라스 파트너스 대표는 "딥테크 분야는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시장에 안착하면 높은 진입 장벽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한 영역이어서 투자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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