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항공업계 안전투자 규모는 5.7% 증가해 6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12월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제주항공의 안전투자는 36.5% 급감했다.
29일 국토교통부는 2024년 항공운송사업자 16개사와 공항운영자 2개사의 안전투자 실적을 종합한 결과 6조176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3년 5조8445억원 대비 5.7% 증가한 수준이다. 2022년엔 4조2298억원이었다. 향후 안전투자 규모는 올해 10조279억원, 내년 10조6594억원으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3조2244억원(15.5%↑), 1조4091억원(10.4%↓)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총 1조2408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는데 그중 안전투자가 감소한 곳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뿐이었다. 제주항공은 36.5% 감소한 3135억원, 에어부산은 23.3% 줄어든 1759억원이다. 제주항공은 2023년 선제적으로 안전 투자를 실시했고 사전정비비는 지난해도 2.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항목별로 살펴보면 정비비용이 3조6100억원(23%↑)으로 전체 투자의 61.4%를 차지했다. 항공기 운항 전 예방 차원의 사전정비가 3조1200억원, 운항 중 고장·결함에 대한 사후 정비가 4900억원이었다. 엔진·부품 구매는 1조5700억원으로 18.9% 증가하고 기령 20년이 넘은 경년 항공기 교체는 5347억원으로 5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항공사별 규모 차이를 고려한 지표인 '1만 운항당 투자액'이 도입됐다. 항공기가 1만회 운항했을 때 투입된 평균 안전투자 금액이다. 에어프레미아가 1만 운항당 안전투자 2499억원으로 전체 11개 국적항공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대한항공(1739억원)과 아시아나항공(1232억원)이 2·3위를 기록했고 에어서울(503억원), 티웨이항공(365억원), 제주항공(29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운용 항공기 1대당 안전투자는 대한항공(198억원), 아시아나항공(172억원), 에어서울(118억원), 에어프레미아(116억원) 등 순이었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항공기 신규 도입' 항목을 신설해 저기령 항공기 도입을 장려할 방침이다. '안전 관련 인건비 인정 범위'를 운항·객실승무원, 운항 관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경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안전투자 공시를 통해 항공사들이 선제적으로 안전체계 개선 분야를 발굴하고 실질적인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 등 자율적인 안전 경영 문화가 정착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