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주조가 소주를?…월간 시음회서 미출시 증류주 공개해 [이복진의 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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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주조가 소주를?…월간 시음회서 미출시 증류주 공개해 [이복진의 술래잡기]
‘술’은 세대와 연령, 성별을 막론하고 사랑받아왔다. 최근에는 ‘핫’한 걸 넘어 ‘힙’한 존재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술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특히 최근 변화하는 대중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술이 나오고 있다. [이 기자의 술래잡기]는 그러한 술에 대해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귀로 듣고 난 뒤 적는 일종의 체험기다. 특색있는 양조장이나 술, 그 술을 빚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또한 전국에 있는 양조장과 그 주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지평주조의 ‘지평생막걸리’는 1925년 경기도 양평 지평리에서 작은 양조장에서 시작해 현재는 ‘장수 생 막걸리’, ‘느린마을 막걸리’와 함께 대중 막걸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지평생막걸리’는 초기에는 막걸리를 좀 안다는 사람들 위주로 입소문을 타다가 2008년부터 막걸리 붐과 함께 크게 성장했다. 2010년 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469억원으로 11년만에 230배 이상 올랐다.

대중화에 들어선 지평생막걸리(지평주조)가 이달 초 프리미엄 월간 시음회를 진행했다. 언론, 인플루언서, 전문가 등을 초대해 자사의 막걸리와 칵테일, 증류주까지 5종의 술을 소개하면서 의견을 들은 것.
지평주조에서 밀로 빚은 막걸리 ‘지평옛막걸리’와 식전 샐러드. 지평주조에서 밀로 빚은 막걸리 ‘지평옛막걸리’와 식전 샐러드. 이날 시음회는 지평주조가 직접 운영 중인 퓨전 한식 레스토랑 ‘푼주’에서 진행됐다. 술과 함께 푼주의 메인 셰프가 준비한 4종이 제공됐다. 술은 ‘지평옛막걸리’ ‘지평 석탄’ ‘지평 탁주’ ‘지평 탁주 칵테일’ ‘지평 소주’(가칭)이다.

‘지평옛막걸리’는 지평주조의 대표 막걸리인 ‘지평생막걸리’의 원조 막걸리에 해당한다. 과거 지평주조는 쌀과 밀로 지평생막걸리를 빚었다. 그러다가 쌀 위주로 막걸리를 빚으면서, 밀로 빚은 막걸리를 ‘지평옛막걸리’라고 제품명을 변경했다.

‘지평옛막걸리’는 밀 특유의 쿰쿰하면서도 약간의 쓴맛이 매력적이다. ‘지평옛막걸리’는 양배추와 보리가 들어간 샐러드와 함께 제공됐다.
지평주조에서 빚은 프리미엄 막걸리 ‘지평 석탄’과 한입 요리 3종. 지평주조에서 빚은 프리미엄 막걸리 ‘지평 석탄’과 한입 요리 3종. 이어진 ‘지평 석탄’은 “삼키기 아깝다”라는 의미의 석탄주(惜呑酒) 방식으로 빚은 막걸리로, 12도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다. 석탄주는 tvN ‘폭군의 셰프’에 수라간 숙수들이 몰래 먹은 막걸리로도 등장했다. 걸쭉한 농도와 과일향의 산뜻함과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음식으론 연어, 한우 등을 활용한 한입 3종이 제공됐다.

세 번째 ‘지평 탁주’는 세 가지 누룩(전통누룩·개량누룩·입국)을 배합해 만든 프리미엄 탁주다. 12도로, 단양주(덧술 없이 한 번에 모든 재료를 넣어 빚는 술)다. 누룩 특유의 과실향과 찹쌀의 단맛이 매력적이다. 특히 얼음을 넣어 먹으면 맛이 더욱 부드러워진다.
지평주조에서 빚은 프리미엄 막걸리 ‘지평 탁주’와 민어솥밥과 황탯국. 지평주조에서 빚은 프리미엄 막걸리 ‘지평 탁주’와 민어솥밥과 황탯국. 지평주조에서 빚은 프리미엄 막걸리 ‘지평 탁주’와 민어솥밥과 황탯국. 음식으론 오리스테이크가 제공됐다.

이어 김성곤 바텐더가 ‘지평 탁주’를 활용한 칵테일을 선보였다. 지평 탁주와 배, 도라지청, 꿀 등이 들어갔다. 막걸리 특유의 맛과 도라지, 꿀 등이 들어가 ‘지극히 한국적인 칵테일’이 만들어졌다.

음식으론 사실상 마지막 술이었디 때문에 해장을 위해 민어솥밥과 황탯국이 제공됐다.

지평주조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준비 중인 특별한 술도 이날 준비했다. 바로 세 가지 누룩을 사용한 보리 증류주로, 감압증류 방식으로 내린 술이다. 감압증류는 기압을 낮춰 증류하기 때문에 다양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평 소주’(가칭)의 향은 쌀이 가지고 있는 고소한 풍미보다는 마치 중국 고량주와 같이 과실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지평주조가 개발 중인 보리 증류주인 ‘지평 소주’(가칭). 지평주조 관계자는 “증류주 부분에서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단순히 쌀을 빚고 증류를 하는 수준으로는 안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완성됐다고 느끼기에는 아쉬운 점도 있었다. 얼음을 더한 온록스로 마셨을 때는 의외로 누룩의 쿰쿰한 향이 강해져 음용하는데 다소 부담이 됐다.
마무리 음식으로 막걸리가 들어간 파운드케이크가 제공됐다.

지평주조는 이번과 같은 프리미엄 시음회를 계속 열 계획이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음회를 이번에 처음 개최했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자리를 자주 갖을 예정”이라며 “프리미엄 시음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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