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보안 예산 늘려도 만능 아냐…AI 투자에 승부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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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보안 예산 늘려도 만능 아냐…AI 투자에 승부 건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해킹 사고 예방을 위해 정보보안 예산 증액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예산만 늘린다고 모든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조직 개선 등 근본적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 '쿠킹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카드 해킹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며 "담당 부서에 더 큰 경각심을 주문했고, 만약 예산 증액 요구가 있으면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예산을 늘린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조직 개편 등 다른 방법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롯데카드도 48개 보안 패치 중 하나가 뚫려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억, 100억을 더 쓴다고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면 쉬운 게임일 것"이라며 "무기를 산다고 국방력이 자동으로 강화되는 건 아니다"고 비유했다. 이어 "최신 무기 대응에 집중하다가 재래식 무기에 허술해 뚫릴 수도 있다"며 "오히려 조직을 개선하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1등 집착 안 하고 AI에 압도적 투자"

정 부회장은 카드업계 1위 경쟁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대신 인공지능(AI) 역량 확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2년 뒤 사내 재무·법무 업무에 AI 거대언어모델(LLM)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 회장은 "2027년까지 사내 재무·법무 등 민감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AI 클라우드 체계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현재 외부용 '퍼블릭 클라우드' 1개와 사내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8개 등 총 9개의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구축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나눠 관리한다. 개방형은 전 직원이 접속할 수 있게 했고, 폐쇄형은 재무·회계·법률 관련 실무에 적용해 보안 수준을 높였다. 특히 폐쇄형은 AI의 답변뿐 아니라 질문까지도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정 부회장은 "2년 뒤에는 직원들이 AI에 '투자수익률(ROI)을 분석해 달라'거나 '수만 건의 법률 계약서 중 유사 조항을 찾아 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가 재무·법무 인력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실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탐색전 단계"…현대카드 상장 계획 없다

스테이블코인 전략에 대해서는 "특허나 상표 출원을 서두르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서류상의 권리가 아니라 블록체인 시스템과 코인에 대한 이해, 지식 축적, 테스트 경험"이라며 "업계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움직임은 아직 '불안한 탐색전' 단계"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그는 "현대카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지식이나 테스트 경험이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며 "상표 출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고 부연했다. 다만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 상품을 내놓는다면 동참할 의향은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카드 인수·합병(M&A)이나 현대카드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롯데카드나 카드사 라이선스가 제값을 못 받는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는 "그만큼 카드사를 밖에서 보는 시선이 안 좋은 것"이라고 했다.


상장 계획과 관련해서도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 방법은 다양하다"며 "상장이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의 비전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특정 후보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그동안 많은 협회장을 모셔왔고 앞으로도 누구든 잘 모실 것"이라고만 했다. 최우선 과제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며 "차기 협회장이 들여다봐도 개선하기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라고 신중하게 답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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