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따뜻한 위로… 나를 살게 하는 ‘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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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따뜻한 위로… 나를 살게 하는 ‘말의 힘’
참 괜찮은 말들/ 박지현/ 메이븐/ 1만9500원

‘다큐멘터리 3일’과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에서 18년간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다양한 인생을 마주한 저자가 길 위에서 만난 현명한 어른들에게 배운 것을 모아 펴냈다. 살면서 가까웠던 이가 멀어지고 주어진 기회를 놓친 순간마다 “그때 나는 어떻게 말해야 했을까”를 되뇌며 자신을 돌아볼 때 위로가 된 건 타인의 진심 어린 한마디였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곱씹으며 자신이 놓쳤던 말, 혹은 살아가면서 반드시 붙들어야 할 말을 찾아냈다.

“많이 무서울 때는 그 무서운 게 뭔지 꼭 확인해 봐야 한다”는 아버지의 조언, “살자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거야”라는 섬 할머니의 말처럼 꾸밈없는 생의 교훈은 독자에게 강렬한 울림을 준다.
박지현/메이븐/1만9500원 “나는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를 부끄럽게 만들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만들어 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

저자는 촬영 현장에서 마주한 따뜻한 순간들도 기억한다. 겨울 산속에서 자신의 끼니를 내어준 사람, 배의 좁은 휴게공간을 기꺼이 내어준 사람, 수술실 앞에서 고생이 많다며 물 한 잔을 건넨 보호자. 그는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형편에서도 먼저 손을 내밀고 나를 챙겨준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살 만하다고 느꼈다”며 자신 또한 타인의 어려움에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이나 타인의 무례한 행동 앞에서 때론 잠깐씩 흔들리긴 했지만 그 다짐을 버린 적은 없었다. 어려운 상황에 있으면서도 나를 안쓰러워하고, 혼자 애쓰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뭐든 해주고 싶어하는 다정한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현명한 어른들은 저자에게 때론 변화의 말을, 때론 위로의 말을, 때론 통찰의 말을, 때론 지혜의 말을 건넸다. 서로 태어난 곳도 다르고, 성장 배경도 천차만별이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자기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비관적인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았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타인에 대한 따뜻한 태도를 잃지 않았으며 세상 탓도 하지 않았다. 대신 무엇이든 해 보려고 움직였다. 누구도 자신의 삶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더욱더 자신의 인생을 망칠 일은 하지 않았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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