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에서 탄생한 전통 축조기술로,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돌담 쌓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26일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에 따르면 돌담 쌓기 종목으로는 ‘메쌓기 지식과 기술’이 2018년 그리스를 중심으로 8개국이 공동 등재됐으며, 2024년에는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5개국이 추가로 등재됐다.
제주 돌담쌓기.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 이에 따라 도는 기존 등재 종목인 ‘메쌓기 지식과 기술’에 제주 돌담 쌓기를 확장 등재하는 방식으로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단독 등재 추진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다등재국이라 2년에 한 종목만 등재를 신청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은 앞서 2026년도 단독 등재 종목으로 ‘한지’, 2028년도 등재 추진 종목으로 ‘인삼문화’를 선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돌담 쌓기에 대해 2030년 단독 등재를 추진하기보다는 확장 등재 방식을 활용하면 2028년 이전에 등재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설명했다.
앞서 2010년에 등재된 ‘매사냥’도 지속해서 확장 등재돼 현재 한국을 포함해 12개국이 등재국으로 참여한 사례가 있다.
이에 돌문화공원은 기존 등재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14일 아일랜드 이니시어 섬에서 열린 제19회 돌의 축제(Feile na gCloch) 당시 제주 돌담·돌문화공원 사진 전시.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 지난 4월 아일랜드(2024년 등재국) 문화유산 담당자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11∼14일 아일랜드 이니시어 섬에서 열린 제19회 ‘돌의 축제(Feile na gCloch)’에 참가했다. 유네스코 등재국 9개국을 포함해 15개국 150여명이 참여한 이 축제에서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 돌담 쌓기’의 가치와 전승 현황을 발표하고 사진 전시와 돌담쌓기·조각·공깃돌 놀이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아일랜드 문화유산부와의 면담을 통해 등재 지지와 국제 협력 의사를 확인했다.
11월 제주에서 열리는 돌담 국제세미나에 관련 국가 관계자들을 초청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유네스코 등재신청서 작성과 영상 제작 등 사전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다.
김동희 돌문화공원관리소장은 “제주 돌담 쌓기는 제주 공동체가 함께 이어온 생활문화이자 환경친화적 석축 기술의 본보기로, 유네스코 등재를 통해 세계와 공유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제주의 정체성을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