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가 1일 첫 군 수뇌부 인사에서 현역 대장들을 모두 교체한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군 조직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참의장에 내정된 진영승 전략사령관. 합참 제공 전략사령관 진영승 공군 중장(공사 39기)의 합참의장 발탁은 비육군 출신이 연속으로 내정된 사례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깜짝 인사’로 꼽힌다. 과거 정경두·원인철 전 의장처럼 공군 출신이 합참의장을 맡은 사례가 있었으나, 이재명정부 첫 인사라는 점에서 육군 출신이 내정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열정부에서 육군과 해군 출신이 합참의장을 역임했다는 점을 감안, 순환보직 차원에서 공군 출신이자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해 합참 근무 경험을 갖춘 인물을 내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된 김규하 중장(육사 47기)도 군 안팎의 예상을 깼다는 평가다. 군 안팎에선 정부가 육군 인사권을 지닌 육군참모총장에 비육사 출신을 앉힐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과거 문재인정부 시절에도 비육사였던 남영신 장군이 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선 육사 출신이 총장에 지명됐다. 이재명정부 첫 군 수뇌부 인사라는 점과 12·3 비상계엄 사태로 크게 흔들리던 육군의 조직 안정화 등을 감안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왼쪽부터 육군총장에 내정된 김규하 미사일전략사령관과 해군총장에 내정된 강동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공군총장에 내정된 손석락 공군 교육사령관. 연합뉴스 합참 전략기획부장과 수도방위사령관 등을 역임한 김 신임 총장 내정자는 일선 부대 여건 개선 등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김 총장 내정자는 이날 국방홍보원이 발간하는 국방일보 기고문에서 “부대 수를 과감하게 줄이고, 통합 가능한 부대는 속도감 있는 구조조정으로 인력 운용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며 “병영시설, 훈련장, 작전시설 등의 혁신적 공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군참모총장에 공군교육사령관 손석락 중장(공사 40기)이 발탁된 배경에는 올해 들어 잇따라 발생한 경기 포천 민가 오폭 사고, 공군 수송기의 일본 오키나와 비상착륙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군작전사령관 등 다른 후보군이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5군단장 김성민 육군 중장(육사 48기)이 발탁된 것에 대해 군 내부에선 예견된 결과였다는 반응이다. 국방부 미국정책과장과 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한 정책·전략통으로 한·미 군사관계 조율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