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낮고 소화 흡수가 용이하며,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식물성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고령화와 만성 질환의 증가 등으로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식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쌀의 활용 가능성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곽도연 국립식량과학원장 국립식량과학원은 쌀의 산업적 가치를 확장하기 위해 ‘발효 기술’에 집중해 왔다. 전통 장류에서 분리한 토종 유산균을 쌀 발효에 적용한 결과, 쌀에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이 10배 이상 증가했을 뿐 아니라 프로바이오틱·항산화 효과, 항염증 작용 등 다양한 기능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쌀 유산발효물은 장 건강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익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를 통해 장내 균형을 유지하고, 관련 대사물질 생성을 촉진해 전반적인 장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장 환경 모사실험에서 락토바실러스·비피더스균 등 유익균이 증가했으며, 면역 조절 및 비만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또한 대장염을 유발한 마우스 실험에서는 염증과 혈변 증상이 완화되었고, 임상시험에서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복부 팽만감 감소, 장내 가스 생성 억제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민 건강 증진에 실질적인 기여 가능성을 보여준다.
쌀 유산 발효물은 기능성과 함께 산업적 확장 측면에서도 높은 잠재력을 가진다. 유당불내증 환자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발효 음료부터 유통기한을 연장하고 풍미를 살린 제빵 소재, 면역 기능을 돕는 펫푸드, 피부 건강을 지원하는 화장품 원료 등으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다각적 활용은 쌀 소비 촉진을 넘어,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고부가가치 창출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쌀의 산업적 성장 가능성은 전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식물성 전환’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채식주의와 비건 시장의 확대, 유당불내증 인구 증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 소비 확산 등은 고기능 식물성 신소재에 대한 수요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쌀의 활용 가능성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토종 유산균 접목 쌀 발효 소재는 이미 국내 연구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았으며, ‘국가연구개발 100선’과 국무총리 표창 수상 등으로 기술적 우수성을 입증하였다. 앞으로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쌀 유산 발효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통과 과학이 만나 새롭게 진화한 쌀은 이제 단순한 먹거리의 역할을 넘어, 국민 건강과 농업의 미래를 함께 이끄는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앞으로도 쌀의 숨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미래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해 나갈 것이다.
곽도연 국립식량과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