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인공지능(AI) 기술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각국 정상과 주요 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글로벌 AI 연대와 산업 협력 구상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국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이 AI를 비롯한 첨단 산업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경주에서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서밋과 각국 장관급 회의, 기술 포럼 등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 간 전략적 연대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업계 화두인 AI 기술 투자와 협력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각국 정상회의와 기업인 행사 일정이 맞물리면서, AI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 연대 논의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APEC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주요 기업들은 협력의 물꼬를 텄다. 삼성과 SK그룹은 지난 1일 미국 오픈AI와 협약을 맺고, 미국이 추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계획을 밝혔다. 2029년까지 최대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입하는 이 프로젝트는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축으로 꼽히며, 향후 협력 논의의 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이번 경주 서밋은 각국 기업 간 협력 구도를 새롭게 정비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오픈AI 샘 올트먼 CEO이 한자리에 모이면 글로벌 AI 산업의 협력 구도와 기술 전략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최근 코어위브와 63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용량 매입 계약을 추진하고 인텔에 50억달러를 투자했다. 또 오픈AI와는 최대 1000억달러(약 143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테슬라의 AI 기업 xAI에도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입했다.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기술력 확보를 넘어 기업 간 직접 투자와 공급망 연대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PEC에 참여하는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각 기업의 주요 인물들이 어떤 기업 대표를 만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행사를 전후로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서밋 행사 기간에 공식석상에서 이뤄지는 만남보다 물밑 작업에 더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특히 제조와 인프라 중심의 중공업계는 산업 현장 중심의 AI 활용 전략을 통해 글로벌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중공업계 관계자는 "범용 인공지능(AGI) 대신 산업 특화 AI 전략인 'ASI(Artificial Specific Intelligence)'를 중심으로 각 사업의 도메인 지식과 현장 운영 경험을 AI 기술과 융합하고 있다"며 "네이버, 구글 클라우드, SK AX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해왔고 이번 APEC을 계기로 정부의 글로벌 AI 연대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선과 건설기계, 로봇 등 분야에서 AI를 통한 품질 검사·지식 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산업용 로봇이 스스로 품질을 제어하는 '피지컬 AI'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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