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가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에 23개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데이터센터 투자 지원, 저작권 규제 완화, 수도권 투자 세제 지원 등 산업 현장의 현실적인 개선 과제를 담은 이번 제언은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민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태수 한경협 AI혁신위원회 위원장(GS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된 'AI 혁신위원회' 2차 회의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며 "추격자 위치에 있는 한국이 AI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민관이 함께 움직이고, 기업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접근성을 높이고 산업 현장에 AI를 적극 도입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허태수 위원장을 비롯해 임문영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 임우형 LG AI연구원장,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 박근한 현대자동차 머신러닝랩장 등 주요 기업의 AI 책임자 18명과 이경무 서울대 석좌교수,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등 7명의 자문위원이 참석했다. 산업계와 학계, 정부가 한자리에 모여 국내 AI 생태계의 현황과 정책적 과제를 논의했다.
임문영 부위원장은 'AI 시대와 지식리더십'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오늘 전달받은 경제계 제언을 오는 11월 발표할 '대한민국 AI 액션플랜'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80년간 이어져 온 추격형 부처 중심의 경제 체제에서 벗어나, 집단지성과 협업을 기반으로 한 선도경제로 전환하겠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한경협은 이번 회의에서 'K-AI 대도약을 위한 경제계 제언'을 국가AI전략위원회에 공식 전달했다. 이번 제언은 산업 현장에서 AI를 도입하고 확산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겪는 현실적인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은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 지원 ▲학습용 데이터 활용 규제 개선 ▲수도권 내 AI 설비 투자 세제 지원 ▲AI 기본법에 네거티브(우선허용·사후규제) 규제 원칙 명문화 등 4대 분야 23개 세부 과제다.
한경협은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인프라, 입지 요건이 핵심 경쟁력인데도 인허가 지연과 규제 중복으로 투자가 막혀 있다"며 "AIDC를 국가전략기술로 인정해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AI 전략 인프라 특구'를 도입해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AI 학습용 데이터에 한해 저작권자의 사전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을 개정하고,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AI 시설에도 세제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경협은 "AI 산업은 기술개발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며 "데이터 접근성, 전력 인프라, 규제 체계 등 산업 전반의 기반을 정비해야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혁신위원회는 올해 3월 출범한 민간 경제단체 최초의 AI 정책 자문기구로, 국내 주요 기업의 AI 담당 임원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정책, 기술개발·확산, 인재·인프라, 거버넌스·표준, 미래성장 등 5개 분과를 운영하며 정부 정책 제안과 연구 세미나를 진행 중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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