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리스크, 최악은 넘겼다…韓무역흑자 502억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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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리스크, 최악은 넘겼다…韓무역흑자 502억달러 전망"

이른바 '관세맨'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지난 7월까지 발표된 무역정책 중 한국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조치는 70개 상당으로, 이 가운데 87%가 한국에 유해한 내용으로 파악됐다. 다만 7월 이후 자유무역 조치(그린 등급)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한미 통상합의도 타결돼, 최악은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한국의 연간 무역수지는 502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원일·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3일 'GTA(Global Trade Alert)를 활용한 경제 및 교역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을 확대했던 관세 리스크는 연초 대비 다소 진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난 1~4월 발표된 미국의 무역조치 가운데 레드 등급은 176건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그린 등급은 9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호관세 도입 이후인 5~8월에는 변화가 확인됐다. 세계 각국의 무역정책을 추적·분석하는 프로젝트인 GTA는 각 조치를 레드(특정 국가 및 기업에 확실히 해로운 조치), 앰버(잠재적으로 해로울 가능성이 높은 조치), 그린(중립 또는 유익한 조치)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5~8월 공식 발표되거나 확정된 무역 거래 및 협정을 정리해보면, 정책 구분별로 총 48개의 세부 협정이 조율됐다"면서 "그 중에서 확실하게 해로운 보호무역 조치 등급인 레드 등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로울 가능성이 높은 앰버 등급이 28건, 자유무역 조치인 그린 등급이 20건으로 미 정부주도의 협상에서 무역 정책의 긴장감이 뚜렷하게 완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4분기는 보호무역 강화보다는 협상을 통한 완화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조치만 따로 살펴보면 지난 7월까지 약 70개 조치가 발표됐다. 이 가운데 GTA 평가가 레드 등급인 조치는 34건, 앰버 등급인 조치는 27건에 달한다. 보고서는 "유해조치 비율이 87%에 육박했다. 이는 2025년 미국의 평균 유해조치 비율(90%)과 유사한 수준"이라면서도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규제에 소멸시효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는 향후 협상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7월부터 그린 등급으로 평가된 조치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8월에는 한미 통상 합의가 타결됐다"며 "향후 우려보다는 완화된 정책 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상상인증권은 올해 한국의 연간 무역수지 전망치로 502억달러 흑자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518억달러 흑자 대비 약 3.1% 감소한 수치다. 한국무역협회의 6월 전망치(483억달러 흑자), 한국은행의 8월 전망치(683억달러 흑자)의 중간 수준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여전히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트럼프 당선 이전보다는 높은 상황"이라며 "상반기보다는 완화될 전망이나, 관세의 시행과 보호무역 기조자체에는 변함이 없어 당분간 국내 무역수지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4월 정점을 기록한 글로벌 무역환경 불확실성 지수가 하반기 국내 무역수지 악화로 온전히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통상 교역환경의 불확실성 충격이 한국의 무역수지에 반영되기까지는 평균 10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한국의 수출 사이클을 상당부분 결정하는 주요 수출국인 중국, 미국의 경기상황이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내수부양 의지를 재확인한 중국의 경우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시장 전망을 상회하기도 했다. 1분기 일시적 쇼크가 확인됐던 미국 역시 2분기 성장률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보고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며 글로벌 공급망, 교역구조 다변화가 촉진됐기에, 미국 주도의 관세부과 충격이 예전과 달리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며 "한국의 입장에서는 교역조건이 조금씩 악화하고 있지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수출 물가 회복과 장기 업황 호조에 따라 수출증가율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통화정책의 경우, 한국은행이 4분기 중 1차례 금리 인하에 나서며 연말 기준금리가 2.25%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분기와 4분기에 각 1회씩 총 2회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4분기 평균 달러·원 환율 전망치는 1397원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무역 환경이 일부 완화되더라도, 여전히 환율의 상방 압력이 높은 국면이 이어질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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