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뉴시스 경쟁을 넘어 공존의 시간이 온다. 1년 전만 해도 텅 비어 있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현재는 손흥민(LAFC)과 오현규(헹크)가 매섭게 동반 질주하고 있다.
우선 오현규는 지난 19일 벨기에 브뤼허의 얀 브레이덜 스타디온에서 끝난 세르클러 브뤼허와의 2025~2026 벨기에 프로축구 주필러리그 11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 공식전 공격포인트를 7개(5골 2도움)로 늘렸다. 헹크는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13분 절묘한 패스로 파트리크 흐로쇼우스키의 선제골을 도우며 예열을 마쳤다. 1-1로 맞선 후반 12분엔 골망을 흔들었다. 야이마르 메디나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크로스가 낮고 빨라 받기 쉽지 않았으나, 오현규는 순간적으로 스텝을 바꿔 밀어넣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팀 내 최고인 평점 8.2를 부여했다.
오현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표팀에서 뽐낸 득점포를 그대로 헹크에 가져갔다. 오현규는 지난 9월 멕시코전(2-2 무)에 이어 이번 10월 파라과이전(2-0 승)에서도 골맛을 봤다. 지난해 10월10일 요르단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기록한 A매치 데뷔골을 포함 1년 새 무려 6골을 몰아쳤다. 손흥민도 후배의 도전에 득점포로 응수하는 중이다. 같은 날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콜로라도 래피즈전(2-2 무)에 선발 출전해 시즌 9호골을 신고했다. A매치서 기록하지 못한 골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내는 강력한 한방이었다. 전반 42분 드니 부앙가의 패스를 받은 뒤 특유의 헛다리 짚기로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슈팅을 골대에 꽂았다.
사실 대표팀 내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손흥민 확정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력은 물론 경기 내외 팀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절대적이다. ‘손톱(Son Top)’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필드 위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손흥민은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이면 34세가 된다. 90분이 넘는 시간, 단기간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하는 월드컵을 홀로 뛸 순 없다. 로테이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현규가 든든한 대안으로 자리를 잡는다. 반대의 케이스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오현규의 활약과 기세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손흥민이 조커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경쟁이 아닌 공존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오현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