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위고비’에 몰렸다…‘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은 매년 2억정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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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위고비’에 몰렸다…‘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은 매년 2억정 달해
게티이미지뱅크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임상시험에서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식욕억제제’ 역시 여성 환자가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실시한 위고비 3상 임상시험 1단계 투여군 1306명 중 73.1%가 여성이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6세, 평균 체중이 무려 105.4㎏에 달했다.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7.8㎏/㎡다. 이는 3단계 비만(고도 비만)에 속한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은 “임상시험이 실제 비만 유병 구조와 다른 집단을 중심으로 설계됐다”고 주장한다. 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여성보다 높다는 이유다.

그는 “실제 임상 근거의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오남용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일부에서 위고비가 BMI 30㎏/㎡ 미만인 환자에게 처방되거나, 온라인 불법 거래를 통해 거래되기도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온라인 불법판매·광고 적발 건수는 2023년 103건에서 2024년 522건으로 1년 새 407% 급증했다.

이 의원은 “위고비, 삭센다, 마운자로 등은 비만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사용되어야 한다”며 “병의원 처방 과정에서 제약사가 충분한 사용 설명서를 제공하고 식약처는 제약업체에 대한 약사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고비는 삭센다와 비교했을 때 주 1회 투여로 편의성이 높고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비만 치료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부작용도 나타나는데 가장 흔한 부작용은 오심, 설사, 구토, 변비 등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며, 두통, 피로 등도 흔하게 보고된다.

위고비는 처음부터 고용량으로 시작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려가며 투여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년간 마약류 식욕억제제 누적 처방량이 무려 10억정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런 식욕억제제에 대한 오남용이 늘면서 불면, 두근거림, 어지러움 등 주요 부작용 신고도 증가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상반기 마약류 식욕억제제 누적 처방량은 10억3365만정으로 집계됐다. 매년 2억정 이상이 처방되는 셈이다.

문제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도입 이후에도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사용 추세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식욕억제제 처방환자 108만명의 89.7% 여성 환자다.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불면, 두근거림,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있다. 그런데도 오남용에 대한 체계적 모니터링과 관리, 감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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