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체단백질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대두·완두콩 등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하여 고기와 유사한 식감과 풍미를 구현한 식품이며, 다른 하나는 동물세포를 직접 배양하여 생산하는 세포배양식품이다.
심길보 국립부경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 그중에서도 세포배양식품은 동물로부터 얻은 세포를 배양함으로써, 실제 사육이나 도축 없이 축산물·어류·갑각류 등의 단백질 식품을 생산하는 신기술 식품이다. 2020년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닭고기 제품(너깃형태)이 승인된 이후, 2023년에는 미국에서 세포배양 닭을, 최근에는 세포배양 연어와 돼지 지방세포 식품까지 승인되었다. 또한 이스라엘에서 세포배양 쇠고기, 호주·뉴질랜드에서 세포배양 메추리의 승인으로 국제적으로 세포배양식품의 개발과 승인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식품의 출현은 식품산업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전성 확보’라는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를 제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23년 5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세포배양식품을 식품원료로 인정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2024년 2월에는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을 개정하여 원료 심사 세부기준을 제시했다.
아직 세포배양식품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검증할 국제 표준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국제 표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3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식품첨가물분과 회의(CCFA)에서 식약처는 최초 승인국인 싱가포르와 함께 공동의장국으로 참여하여 세포배양식품의 배지 성분 안전성 지침 마련 작업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가 공동으로 작업한 평가 기준이 국제 표준에 반영된다면, 국내에서 확보한 안전성은 곧 세계시장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세포배양식품이 새로운 식품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성과 더불어 소비자 신뢰가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일수록 안전성 확보와 투명한 정보 제공, 그리고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각계 충분한 소통 노력과 함께 과학적 기준을 토대로 첨단기술의 안전성을 확보할 틀을 제공하고, 산업계가 이를 기반으로 안전과 품질을 보증한다면, 세포배양식품은 소비자 안심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인류의 식량 위기를 해결하고, 환경과 동물이 공존하는 새로운 식문화의 패러다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심길보 국립부경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