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부터 심혈관 건강 관리에 힘쓰면 실제로 중년기 심뇌혈관질환과 신장질환 발생 위험을 7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호규·하경화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지종현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2∼2004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30세 성인 24만1924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의 심혈관 건강을 신체활동, 흡연, 체질량지수, 혈압, 혈당, 혈중 지질 등 6개 항목을 기준으로 검진 시점마다 평가했다. 이를 종합해 30세부터 40세까지 10년간의 누적된 심혈관 건강 점수를 구한 뒤 5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평균 9.2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심혈관 건강 수준이 상위 20%로 가장 좋은 집단의 심뇌혈관질환과 신장질환 연간 발생률은 0.05%에 불과했다. 심혈관 건강 수준이 가장 좋은 집단을 하위 20% 집단과 비교하면 이들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73%, 신장질환 발생 위험은 7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건강을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랜 기간 유지할수록 심뇌혈관질환과 신장질환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통상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과 만성 콩팥병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공통된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 이 위험인자들은 젊은 성인기부터 누적되다가 중년기 이후 질병으로 이어지므로, 젊은 시절부터 위험인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 전략을 수립할 때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포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저널 심장학’ 최근호에 게재됐다.
권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