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앞둔 28일 별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정상외교 슈퍼 위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29일 에이펙 CEO 서밋 개막식 참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 관련 일정을 시작으로 여러 국가 정상들과 잇달아 만나며 정상외교 총력전을 펼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날 늦은 오후 경주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일정 없이 한·미 정상회담과 31일 개막하는 에이펙 정상회의 관련 일정 준비에 집중했다.
이재명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EPA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회담을 진행한다. 이 대통령은 에이펙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일 열릴 2세션에서 내년 에이펙 정상회의 개최국인 중국의 시 주석에게 의장국을 인계한 뒤 이날 오후 한·중 정상회담을 비롯한 시 주석 국빈 방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리면서 이번 에이펙 정상회의 주간은 이 대통령이 그간 표방해온 ‘실용외교’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강조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이 통상 문제 등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에이펙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이 미·중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으며 실익을 챙길지를 보여줄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경주 도착한 美 경호차량 28일 경북 경주시 한 호텔 앞에 미국 정부 소속 번호판이 부착된 특수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일부 차량에선 미 경호처 소속으로 보이는 인력들이 경호를 서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주=연합뉴스 30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에도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상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향후 세계 경제 질서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펙 주최국인 한국으로서도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중요한 성과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도 에이펙을 계기로 처음 대면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에이펙 기간 중인 30일 다카이치 총리와 양자회담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 칼리드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 등 주요 파트너 국가들과의 정상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다른 에이펙 회원국들과의 정상회담 및 접견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박지원, 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