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현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파크원타워2 35층에서 열린 ‘2025 카뱅 커넥트’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가 교보문고·카카오모빌리티 등과 연계한 ‘생활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를 통해 금융 접근성이 낮은 고객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다.
단순히 연체 이력이나 카드 사용액이 아닌, 책 구매·택시 이용·이체 기록 같은 일상 데이터가 신용점수 산정에 활용되는 것이다.
◆교보문고·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까지 반영
카카오뱅크는 29일 여의도 파크원에서 열린 ‘2025 카뱅 커넥트’에서 대안신용평가모형(Alternative Credit Scoring)을 공개했다.
이 모형은 롯데멤버스·교보문고 등에서 수집된 약 1800만 건의 가명결합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됐다.
이 안에는 도서 구매이력, 택시 이용 빈도, 선물하기·이체 기록, 적금 실적 등 약 3800개의 변수가 포함된다.
조진현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장은 “생활 데이터를 반영하면 금융정보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고객들의 상환 가능성을 더 정확히 볼 수 있다”며 “실제로 기존 CB(신용평가사) 점수로는 대출이 거절됐던 고객 중 약 1조 원 규모가 새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생활습관+AI’로 금융 문턱 낮춘다
카카오뱅크는 이런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모형(카카오뱅크스코어)에 적용해 중·저신용자, 소상공인 등 금융소외층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왔다.
현재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누적 대출 공급액은 약 15조 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이재욱 카카오뱅크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 이재욱 카카오뱅크 AI고객서비스개발팀장은 “AI와 데이터를 결합해 금융이 더 쉽고 안전해지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 중 AI 금리검색·AI 금융계산기·AI 스미싱 탐지 등 서비스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금융 평가의 기준, ‘돈’에서 ‘생활’로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시도가 신용평가의 기준을 ‘금융정보 중심’에서 ‘생활정보 중심’으로 옮기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용자의 소비패턴, 이동, 결제 이력 등이 ‘금융 신뢰도’로 읽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책을 꾸준히 사고 택시비를 정상 결제하는 습관이 결국 ‘성실한 생활 패턴’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 신용평가가 단순 기술이 아닌 새로운 사회적 신뢰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