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에 웃는 증권업계… 2025년 영업익 8조 찍을까 [마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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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불장에 웃는 증권업계… 2025년 영업익 8조 찍을까 [마이머니]
거래 수수료 수익 고공행진… 전년비 20% 증가 전망 3분기 일평균 거래금 13% 늘어 2332조 NH투자 영업익 108%·키움 53% 늘어 한투 41% 미래에셋도 10% 증가 전망 승인 앞둔 종합투자 계좌도 새 수익원 증권사 주가 올 초 대비 45~228% 올라 업계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맑을 것”
코스피4000의 주역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인공지능(AI) 수혜주들과 함께 주목받는 업종이 있다. 바로 증권업이다. 사상 최고점을 돌파한 유가증권시장 덕분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등 수입이 급증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6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8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증권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는 종합투자계좌(IMA) 승인이 이르면 이달 중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요 증권주를 담은 KRX증권지수는 지난달에만 15% 넘게 올랐다.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 ‘거래의 조연’ 역할에 머물렀던 증권사들이 코스피5000시대 ‘주연’으로 주목받으며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6개 증권사 올해 영업익 8조원대 전망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개 증권사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8조3579억원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6조9870억원)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이번 3분기만 놓고 보면 6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2조78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규모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총 39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108.0% 급증한 수치로 당기순이익은 84.0% 늘어난 2831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으로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 영업이익(4089억원)과 매출(3조3699억원)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2.6%, 24.1% 증가했다.

조만간 실적을 내놓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635억원에서 5111억원으로 40.6%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순이익은 28.0%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영업이익 10.0%, 순이익이 4.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3.5%, 순이익 5.5% 증가가 전망된다. 메리츠증권(메리츠금융지주)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해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정부의 국내 증시 부양책 등에 힘입어 개인투자자는 물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도 국내 시장에 대거 유입되며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실제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3분기에 위탁매매 수익으로만 각각 1699억원, 1852억원을 벌어들였다. 전체 영업이익 절반가량을 주식 중개 수수료로 올린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한국거래소 기준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332조원이다. 이는 지난 2분기(2059조원) 대비 13% 증가한 규모다. 거래량이 늘면 증권사들의 수탁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게 되고, 신용융자(미수·담보대출)와 해외주식 중개, MTS(주식매매프로그램) 활성화에 따른 보수 수익도 증가해 리테일 부문이 크게 성장한다.

최근 코스피가 급등하며 증권사 보유 자산 평가 이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운용 부문 수익도 늘어났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으로 주식·채권·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을 운용하는데 지수 상승기에 보유 종목 가격이 오르면서 평가 차익이 발생한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3분기 마지막 달이었던 지난 9월부터 증시 관련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고 특히, 10월 들어서는 확연히 업황 개선이 느끼지는 분위기”라며 “증권사들은 코스피 4000시대가 열린 올 4분기부터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긍정적 업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성장동력 ‘IMA’ 기대감에 주가도 고공행진

이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는 IMA 승인을 앞둔 것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에게 허용되는 IMA 인가를 받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IMA는 원금 지급 의무를 지키면서 고객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 다양한 부문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에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4조원 이상 요건의 종투사 지정 및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곳은 키움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하나증권이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단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증권사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2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227.52%, 키움증권은 164.23%,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는 157.8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주가는 각각 79.56%, 45.46% 올랐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MA 승인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IMA 조달 규모가 10조원 수준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약 1000억원의 이익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한국금융지주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7% 가까이 올린 21만원으로 제시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 선진화,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 등 증권사의 추가 성장 동력 확보에 따른 이익 확대 기대감 또한 유효하고, 성장 동력을 보유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적극적 주주환원을 기대하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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