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특화·디지털 역량 강화 효과 2030년 시장점유율 5→10% 목표
한화손해보험이 지난달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보를 합병하며 디지털에 강한 ‘하이브리드 손보사’로 새출발한다. 여성 특화 보험사로서 한화손보가 쌓아온 ‘펨테크(Femtech)’ 자산에 캐롯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해 고객의 건강한 삶을 선도하는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2일 한화손보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1일 한화손보와 자회사였던 캐롯손보의 합병을 승인했다. 지난 5월 합병계약을 맺은 지 반년 만이다.
한화손보는 합병 시너지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부문·실 조직을 10개에서 12개로 확대해 사이버·텔레마케팅(CM·TM) 전담 ‘전략영업부문’과 모바일 플랫폼 및 인공지능(AI)·디지털 혁신을 책임지는 ‘기술전략실’을 신설했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가 축적한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플랫폼 역량 및 젊은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CM·TM을 결합한 ‘디지털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현한다. 시장경쟁력을 확보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장기보험 상품군도 CM 채널로 확장한다. ‘캐롯’ 브랜드는 한화손보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지칭하는 서브브랜드로 명맥을 이어간다.
한화손보는 지금까지의 여성 특화 전략 성과를 토대로 ‘AI 기반 펨테크 2.0’ 전략도 본격 추진한다. 경제적 안전망, 출산·육아 시기 건강 보장, 중년 이후의 만성질환 관리 등 생애주기별로 달라지는 보장 수요를 데이터로 살피고 솔루션을 제시한다. 질병 대비를 넘어 일상과 건강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여성 웰니스(신체·정신·사회적 건강)를 선도하는 금융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여성 웰니스 얼라이언스(연합체)’를 추진해 건강, 뷰티, 피트니스 등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 갈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화손보의 ‘웰니스 에이전트 AI’를 통해 여성 건강 여정을 실시간으로 동행하는 일상 파트너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손보는 합병을 계기로 자동차보험 시장 장악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한화(6716억원)·캐롯손보(4371억원) 매출 규모는 총 1조1000억원(약 5.4%)으로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에 이은 업계 5위 수준이다.
한화손보는 온라인에선 ‘캐롯’, 대면 채널에선 ‘한화’를 내세워 2030년까지 매출 2조원, 점유율 10% 달성을 노린다.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고, 손해율 우량계층 발굴을 통한 가격구조 개선으로 경쟁력을 높인다. 일반보험 부문은 2027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조직 효율성을 높여 세전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전통·디지털 채널을 융합해 새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전환점”이라며 “이를 대형사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한화손보, 캐롯손보 합병 시너지… 매출 2조 노린다 [마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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