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철강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철근 등 범용재 설비 축소를 예고하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 비상이 걸렸다. 구조조정 사정권 안에 들게 되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산업통상부가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한 직후 내부 회의를 열었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 대책에 맞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지만, 최종 결론까지는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은 철근을 포함한 봉형강이 핵심 생산 품목으로 꼽힌다. 그동안 수익성 악화와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가동률을 조절하는 등 감산을 이어왔지만,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동국제강도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철근을 포함한 봉형강 매출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앞서 국내 최대 철근 생산능력(연간 220만t)을 보유한 인천공장 가동을 한 달간 중단하며 자체 감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번 고도화 방안에 따른 대응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당장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제철의 경우 자동차 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동국제강은 철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형강 비중을 점차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은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철근·형강 등 범용 제품 비중이 낮고 전기강판·스테인리스·자동차용 고급 강판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생산 구조를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고도화 방안이 범용재 중심이기 때문에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며 "전기강판 증설과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 등 이미 추진 중인 저탄소·고부가 전략을 일관되게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아베스틸 역시 자회사 등을 통해 방산·항공우주용 특수강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 중인 만큼 정책 수혜가 예상된다. 최근 창녕에 고강도 항공기용 알루미늄 신공장을 착공하고 특수탄소강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정부가 '선제 투자 품목'으로 제시한 방향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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