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북한 감귤 보내기 사업인 ‘비타민C 대북 외교’를 재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영훈 지사는 전날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만나 내년 예산에 기금을 편성하는 등 남북 교류 협력 사업 중 하나인 ‘감귤 보내기 사업’ 재개 의지를 전달했다.
감귤밭과 한라산. 세계일보 자료사진 오 지사는 “정 장관을 만나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를 위한 ‘제주형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지사는 “제주도는 내년도 예산에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편성해 감귤 보내기 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며 “정 장관도 제주가 구상하는 남북교류사업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비타민C 외교’로 호평받았던 제주 감귤 보내기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며 “제주 감귤이 이끈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민간 차원의 남북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오영훈 제주지사(왼쪽)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공으로 우리나라의 외교적 역량이 드높아진 만큼,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선도했던 제주가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길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1999년 감귤북한보내기 사업을 벌여 감귤 100t을 시작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했다. 또 북한측의 요청에 따라 제주도민 836명이 4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2011년부터 중단됐다. 이 사업에는 예산 264억원이 투입됐다.
도는 지난 2014년 당시 원희룡 지사가 발표한 평화협력 5대 제안과 2015년 에너지 평화협력 교류로 상징되는 대북협력 5+1 제안을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에 제안했으나 유엔의 대북제재 등으로 무산됐다.
비타민 C 대북외교란 명칭은 감귤이 비타민 C가 많은 과일이라는 뜻에서 빌린 용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