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북 ‘비타민C 외교’ 다시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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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북 ‘비타민C 외교’ 다시 기지개
道, 감귤 보내기 사업 재개 채비 2억 편성… 교류 협력 방안 모색 오영훈 지사·통일장관 만나 논의
제주도가 북한 감귤 보내기 사업인 ‘비타민C 대북 외교’를 재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에 남북교류협력기금 2억원을 편성해 감귤 보내기 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 감귤밭과 한라산. 세계일보 자료사진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를 위한 ‘제주형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정부가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경직된 남북관계를 단계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제주도가 지방정부 차원의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 지사는 “‘비타민C 외교’로 호평받았던 제주 감귤 보내기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며 “제주 감귤이 이끈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민간 차원의 남북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성공으로 우리나라의 외교적 역량이 드높아진 만큼,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선도했던 제주가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길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제주 감귤이 이끈 남북교류 협력은 남북관계 개선에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며 “제주가 구상하는 남북교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제주 감귤 보내기 사업은 1999년 100t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감귤과 당근 총 6만6000t을 지원했다. 북한 측의 요청에 따라 제주도민 836명이 4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이 사업에는 예산 264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와 대북 제재 조치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2010년 5월24일 중단됐다. 도는 2014년 당시 원희룡 지사가 발표한 평화협력 5대 제안과 2015년 에너지 평화협력 교류로 상징되는 대북협력 5+1 제안을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에 전달했으나 유엔의 대북제재 등으로 무산됐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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