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그레고리 M. 마커스 교수팀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서 커피를 마시는 심방세동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 커피 섭취 그룹이 중단 그룹보다 심방세동 재발 위험이 3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커스 교수는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심방세동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커피에는 항염 작용을 하는 여러 성분이 들어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은 가장 흔한 심장 리듬 장애로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평생 최대 3명 중 1명이 발병 위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카페인 함유 음료다.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심방세동 유발 요인으로 지목돼 의사들도 커피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해 왔다.
연구팀은 심방세동 위험 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커피가 심방세동에 유익한지, 해로운지, 또는 영향이 없는지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심방세동이 있거나 병력이 있는 커피 섭취자 200명(평균 연령 69세)을 대상으로 '커피를 끊으면 심방세동을 피할 수 있을까'(DECAF)라는 무작위 임상시험을 미국·캐나다·호주 내 5개 병원에서 6개월간 진행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참가자들은 모두 심장 리듬을 정상화하기 위한 전기 충격 치료를 받을 예정인 환자들이다. 커피를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는 그룹과 6개월간 커피 및 다른 카페인 음료를 완전히 끊는 그룹에 100명씩 무작위로 배정됐다. 기준 시점에서 두 그룹의 커피 섭취량은 모두 주당 평균 7잔 이었고, 추적 기간 커피 섭취량은 커피 섭취 그룹 7잔, 커피 중단 그룹 0잔 이었다. 추적 기간에 심방세동과 심방수축이 규칙적이지만 대단히 빠른 부정맥 상태인 심방조동(atrial flutter)의 재발률을 관찰한 결과 커피 섭취 그룹이 47%, 커피 중단 그룹이 64%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커피 섭취의 영향을 평가한 첫 무작위 임상시험이라며 커피의 항염 효과 외에도 커피 대신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를 덜 마시는 게 위험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논문 제1 저자인 크리스토퍼 웡 박사는 “의사들은 그동안 심방세동 환자에게 커피 섭취를 줄이라고 조언해 왔지만 이 연구는 커피가 단지 안전할 뿐 아니라 오히려 보호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 하루 적정량의 커피가 여성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여성 4만7513명의 건강 데이터를 3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커피 카페인을 섭취한 여성은 건강하게 늙을 확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미국의 여성 간호사였다. 이들은 1984년부터 식생활, 생활 방식, 건강 상태를 묻는 설문에 주기적으로 응답했다. 이 중 건강한 노화 기준을 모두 충족한 사람은 3706명이었다. 연구팀은 이 3700여 명의 생활 습관을 자세히 들여다봤고, 그 결과 모두가 커피로 하루 평균 315㎎의 카페인을 섭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