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안에서 ‘차’(茶)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또다시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11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에서 주민이 마약 의심 물체를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한 달 새 9번째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에서 발견된 마약 의심 물체.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이 물체는 지난달 15일과 24일 경북 포항 임곡리 해변과 제주시 애월읍 해변에서 중국산 우롱차 포장 형태로 위장한 마약과 비슷한 모양으로, 1㎏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간이시약 검사를 하지 않았으나 케타민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지난 9월 말부터 현재까지 제주시 제주항·애월읍·조천읍·구좌읍·용담포구 해안가와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 등 총 9차례에 걸쳐 차(茶)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발견됐다.
간이시약 검사 결과 모두 케타민으로 확인된다면 발견된 양은 총 28㎏에 달하며, 통상 1회 투여량 0.03g 기준 93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케타민은 마취제의 한 종류로 다량 흡입하면 환각, 기억손상 등 증세를 일으켜 신종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다.
제주 해안에서 잇달아 마약이 발견되자 경찰과 해경, 자치경찰, 해병대 제9여단, 제주도청, 세관, 국정원 관계자와 바다지킴이 등 8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일몰까지 제주시 한경면∼귀덕리(1구역), 곽지리∼용두암(2구역), 제주항∼구좌읍(3구역) 3구역 등 제주 북부 해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마약류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은 동절기 해양쓰레기 유입 지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색 구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주지검은 국정원, 제주경찰청, 제주해양경찰청, 세관 등 4개 유관기관과 마약수사 실무협의체를 열어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