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5일 국제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4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저(低)유가 국면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올 연말까지 상단이 제한되겠지만 내년에는 점진적 가격 회복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40달러대 저유가 우려, 이를 저지할 비카르텔과 유동성' 보고서에서 "내년 40달러대 저유가 국면이 한층 더 심화할 것이란 우려는 지양할 것을 권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4분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로 하락, 내년에는 40달러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한 상태다. 미국, 캐나다를 비롯한 비카르텔 국가들이 공급을 늘린 상황에서 당초 계획보다 빨라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증산이 재고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실제로 OPEC+의 공급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면서도 "EIA의 주장과 달리 2026년 40달러대 추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먼저 그는 "당초 계획상 이번 증산된 것을 제외하면 일 219만2000여배럴이 즉각 공급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OPEC+ 측에서 남은 감산분을 연내 복원(증산)한다면 시장은 오히려 내년에 추가 증산 여력이 없다는 점을 파고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OPEC+의 유가 압박이 내년 공급 여력을 소실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지금의 낮은 유가가 비카르텔 국가들의 내년 공급을 틀어막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손익분기점(BEP)이 비교적 낮은 브라질과 노르웨이는 큰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주요 공급자인 미국과 캐나다는 사실상 신규 유전 개발이 제한된다. 그렇다면 내년 비카르텔 국가들의 공급은 EIA의 주장보다도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유동성 환경 역시 향후 유가엔 긍정적이다. 실물자산인 원유는 다른 원자재처럼 유동성을 후행한다. 최 연구원은 "풍부해질 유동성 환경 역시 무시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중국인민은행(PBOC)과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풀렸던 유동성은 이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하 + SLR 규제 완화를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지수를 9개월 후행하는 유가에는 매력적인 방향이 제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 과잉 우려보다 유동성을 후행할 것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유가는 올 연말까지 상단이 제한되겠지만 내년에는 점진적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는 전장 대비 0.49달러(0.77%) 하락한 배럴당 63.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