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지역활성화사업’ 테미고개 뒤편 날망길 선정 거점 역할 공유작업장 조성
대전 보문산 가는 길에는 테미고개가 있다. 테미는 ‘둥글게 테를 둘러 쌓은 작은 산성과 동네의 골목 안’이란 의미로 중구 대사동과 대흥동 사이에 있는 고개를 말한다. 이곳엔 언제부턴가 공방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테미고개 북동쪽 아래에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옛 충남도관사촌이 ‘테미오래’라는 이름을 달아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이들 공방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대전 중구는 테미고개 고유자원과 특색을 활용한 지역활성화사업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테미고개 뒤편 대사동 233-46번지 일원 날망길을 인근 공방의 목수들이 주민과 함께 ‘손수 짓는 마을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내년 말까지 1년간 진행한다. 같은 생활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지역 주민이 함께 동네를 가꾸고 변화시키는 참여·협력 사업이다. 행정안전부의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사업’에 선정돼 6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대사동 일대 공방의 목수들이 지역주민에 목공·수리·제작 기술을 교육하고, 거점 공간인 공유작업장 조성을 최종 목표로 한다. 공유작업장을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공방 목수, 인근 상인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공동 제작활동을 하면서 동네의 변화를 이끈다는 취지이다.
공유작업장 조성은 일반 시공업체의 단기 완공 방식이 아니라 반복적 안전교육과 주민 참여를 통한 장기형 시공으로 한다. 주요 건축 구조는 탄소 저감 효과가 크고 주민 참여에 적합한 목구조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는 벤치와 쉼터, 마을 표지판 등 주민의 일상생활을 지탱하는 길 안내판과 가구 제작에 재활용된다. 길 대부분이 경사지이고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지역 어르신이 참여하는 폐가전·폐가구를 수리·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실험제도 열릴 예정이다.
중구의 생활인구 확대 역할을 하고 있는 빵집 성심당과 지역연고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공유작업장을 연계하는 동선을 구축해 ‘머물다 가는 마을’로도 만든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우리 동네 바꾸자”… 목수·주민·상인들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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