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의 명목연체율과 실질연체율이 모두 2%대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전업 카드사 전체로 봐도 2015년 3월 말 하나카드 이후 10년 만이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관련 채권 연체 여파가 컸고 사이버 사고 수습 영향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도 건전성 지표가 지나치게 악화한 만큼 조속히 1%대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분석 결과 롯데카드의 지난 6월 말 명목연체율은 2.17%, 실질연체율은 2.32%였다. 둘 다 2%대로 오른 건 2009년 말(2.1%·2.41%) 이후 처음이다. 명목연체율은 2004년 12월 말(2.3%)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실질연체율은 2014년 3월 말 2.33%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명목·실질연체율이 동시에 2%대를 기록한 것은 전업 카드사 전체를 통틀어 2015년 3월 말 하나카드(2.07%·2.71%) 이후 처음이다. 명목연체율은 대환대출에서 발생한 연체채권을 제외한 수치이며, 실질연체율은 이를 포함한 수치다. 통상 명목연체율이 2%를 넘으면 카드사 건전성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한다.
롯데카드 연체율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지난 3월 홈플러스 기업회생 부실채권(793억원)을 포함한 1개월 이상 연체액 급증이다. 롯데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023년 이후 3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3월 말 4073억3600만원, 6월 말 4837억7800만원으로 급증했다. 6월 말 연체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9%(1251억4300만원) 증가한 수치다. 홈플러스 부실채권을 제외하더라도 예년보다 약 450억원 늘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사이버 사고 등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엔 롯데카드의 연체율 상승 폭이 너무 가파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건전성 관리가 우수한 회사였는데, 최근 관리 체계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9년 말 롯데카드 연체율이 2%대였을 당시 삼성·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3~4%대였다.
건전성 악화는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카드업계 전체의 문제이지만 롯데카드는 그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회사 매각 작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사실상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여신전문금융 업권은 건전성 악화로 인한 손실 부담을 계속 입을 전망"이라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점진적으로 상승해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졌고 건전성 악화가 수익성 훼손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롯데카드는 리스크 관리 역량과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시장 전반의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지고 신용 구제 신청이 늘면서 차주의 상환 여력은 떨어지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관리 지표를 지속 모니터링해 자산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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