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요”… 신혼부부, 주말마다 경기로 ‘전세 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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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요”… 신혼부부, 주말마다 경기로 ‘전세 유랑’
입주 물량 1년 새 64% 급감… “공급절벽에 신혼·청년층 주거 불안 심화”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에 게시된 월세 매물 정보. 뉴시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9)씨는 요즘 주말마다 부천과 광명 등지를 돌며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 결혼 2년 차인 김씨 부부는 올 하반기 재계약을 앞두고 전셋값이 2년 전보다 1억5000만원 이상 뛰면서 서울살이를 접기로 했다.

김씨는 “직장도 서울이고, 아내 회사도 여의도라 웬만하면 서울 안에서 해결하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감당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고가주택 대출 제한 등을 골자로 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뒤, 전세 매물은 줄고 전셋값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전세 계약 갱신이 늘면서 신규 매물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는 ‘전세 난민’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개월 연속 오르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평균 5억7333만원으로, 전월(5억6833만원) 대비 503만원 상승했다. 1년 전보다 4.9%(2666만원) 오른 수준으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또한 전세수급지수는 157.7로 전달(154.2)보다 3.5포인트 올라 2021년 10월(162.2)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 (2021년식·1116세대) 전용면적 84㎡ 지난 25일 8억5000만원에 최고가로 신규전세거래됐다. 2년전 전세시세가 7억원대였던 것 대비 2년만에 약 14.3%오른 것으로 볼 수있다.

이날 부동산빅데이터 플랫폼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5347가구로, 올해(4만2835가구)보다 약 64.2% 감소한다. 2027년에는 9684가구로 더 줄어든다. 매년 적정수요는 4만 8000가구 수준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12지역에 규제로 갭투자가 막혔다“라며 “전세 계약을 하고 싶은데 보증금은 오르고 전세 대출에 제약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반전세나 월세 계약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언급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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