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지산리 일원에서 추진 중인 흑성산 수목장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법원이 사업자 손을 들어주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사업 부지가 목천읍 지산리 산 5-4번지 외 9필지, 총 31만941㎡(약 10만평)에 달하는 대규모임이 확인되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독립기념관을 품은 흑성산 자락 수목장 건설을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13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욱이 사업예정지 인근에는 대형 생수공장·우유가공공장 등이 위치해 있어 수목장 인허가를 두고 갈등과 반발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수목장 예정지 인근 5개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수목장반대대책위 주민들은13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판결 이후 행정 절차가 재개되고 있으나, 주민 생존권·건강권·재산권 침해가 명확한 만큼 사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수목장 소문만으로도 집값 폭락… 재산권 침해 심각”
마을 주민들은 “국민 76.5%가 장례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수목장 조성 소문만으로도 집값이 하락하는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인근 주택 소유 주민 K씨는 직장 이동으로 집을 매물로 내놓았으나, 중개업소는 이 일대가 수목장 예정지로 알려져 매매가 어렵다”며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교통혼잡에 생수·우유공장도 존폐위기… 천안시에 다수 민원 제출”
수목장 예정지 인근에는 국내 유명 우유가공업체인 N기업 천안공장, 대기업 J생수공장과 가스안전교육원, 전국단위 연수원인 국학원 등이 집중돼 있는 도·농 복합 지역이다. 주민들은 이로인해 이 지역은 천안 도심의 우회도로 역할을 하며 평소에도 교통량이 극심하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인근 산업단지 차량이 몰리며 정체가 일상화돼 있다며 비좁은 도로사정에 대해서도 하소연 했다.
주민들은 “인도도 없어 보행이 위험한 도로에 영구차·추모객 차량까지 더해지면 교통지옥이 현실화된다”며 수년째 도로 확장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가 ‘사유지 보상 문제’를 이유로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목장 부지와 초인접한 N우유회사와 J생수회사는 뒤늦게 사업 추진 사실을 알았고, 특히 생수회사는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두 차례에 걸쳐 ‘수목장 허가 전면 중단’ 공문을 천안시에 공식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생수공장 바로 옆에 수목장을 짓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에 치명적”이라며 “기업이 실제로 생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립기념관·흑성산·용여현저수지… 관광특구 꿈도 요연
독립기념관을 품은 흑성산은 천안의 대표 역사·문화 명산으로, 흑성산 정상의 전망대는 천안의 대표적인 일출 명소다. 주민들은 “천안시는 흑성산?독립기념관?용현저수지?국립청소년수련원?지산리 테마정원을 연계한 천안 동남권 관광특구조성 사업이 추진하고 있는데, 수목장이 들어서면 추진 동력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천안시에 모든 인허가 절차 전면 재검토하고 주민공청회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흑성산 수목장은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와 주민 삶, 인근 기업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천안시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즉각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안=글·사진 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