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팩트시트가 해양안보 관점에서 갖는 핵심 함의에 대해 “한·미 동맹이 전통적 군사협력을 넘어 조선, 원자력, 인공지능, 방산 기술 등 핵심 전략 산업을 동맹 구조에 포괄한 것”이라며 “기술·산업·해양안보가 결합된 포괄적 안보체계로 확장되고 있는 동맹의 진화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SSN) 건조를 승인하고, 그 동력이 되는 핵연료 공급에 협력한다고 명시한 것은 결정적이었다고 풀이된다. 이는 양국이 고도의 전략 기술 협력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곧 인도태평양에서의 연합 해양전력 강화로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해군 중령 출신인 유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한·미 동맹이 단순 군사동맹을 넘어 복합적 안보 체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재확인하며 한국의 시급한 안보 걱정을 덜었다. 그 대가로 한국은 국방비를 GDP 3.5%로 하는 목표의 조기 달성, 미국산 첨단무기 도입 확대를 약속하며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전력 구축 가속화에 나섰다.
핵잠 승인에 이어 양국 간 조선·정비(MRO) 협력이 이어지는 구조는 북한의 SLBM 및 잠수함 전력에 대응한 지속적인 감시·추적·대잠작전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한·미 해군 간 연합방위 역량이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려질 것이라고 유 선임연구원은 평가했다. 이는 한반도 주변뿐 아니라 동중국해와 서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전략 해역에서 한·미가 공동 억제 및 안정 유지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번 팩트시트가 대만해협 안정, 항행의 자유, 국제해양법 준수 등 인도태평양 해양안보 원칙을 강조한 것은 한·미 동맹의 지역적 역할 확대를 분명히 했다고 분석된다. 동시에 한국의 대규모 조선 및 전략 산업 투자가 미국 조선업 현대화와 연계되면서 양국의 경제안보·방산·해양산업 협력이 통합적으로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유 선임연구원은 “팩트시트를 통해 확인된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는 한·미 동맹이 군사 억제를 넘어 해양안보·전략산업·지역안보가 상호 연동된 종합적 동맹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